안정적인 리더십으로 실적 견인
박봉권 사장 합류..."시너지 기대"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주목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연임에 성공하면서 업계 최고경영자(CEO)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신뢰가 두터워 계열사 CEO 중 가장 긴 임기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교보증권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만큼,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 금융투자업계 최장수 CEO 등극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는 지난 3월 25일 6번째 연임을 확정하며 금융투자업계 최장수 CEO로 등극했다.
기존 증권사 최장수 CEO였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11년9개월)의 기록도 뛰어넘었다. 김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10년 넘게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약 12년간 한 증권사를 이끌며 장수 CEO가 될 수 있었던 비결로 기업금융(IB)부문 강화를 통한 견조한 실적 성장과 뛰어난 조직 포용 능력 등이 꼽힌다.
김 대표는 IB업무의 강자로 평가됐었다. 2005년까지 '증권사관학교'로 불렸던 대우증권에서 자산관리영업본부, IB사업본부에 몸담았다. 그리고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긴지 3년만에 교보증권 대표이사가 됐다.
교보증권은 김 대표 선임 이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2009년 교보증권의 연간 순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4%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다소 주춤했지만 비용에서 절반가량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2배가량 늘었다. 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5년에 세운 종전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매출액 1조4520억원, 영업이익은 1104억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6.2%, 영업이익은 18.2% 불어났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7.9% 늘어난 83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IB사업의 경우 부동산금융부문 신규 거래 증가에 힘입어 5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에 비해 41.8% 증가한 수치다.
김 대표는 그동안 교보증권의 IB 부문을 강화하며 과거 브로커리지 중심의 사업구조를 IB 중심으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신뢰도 껑충
교보증권은 대한민국 최초 증권사다. 올해로 창립 71주년을 맞은 교보증권은 1949년 설립이래 중형 증권사로 지금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교보증권의 성장은 오랜기간 회사를 이끌어 온 김 대표의 안정된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다른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에 집중하는 동안 교보증권은 오직 실적을 통해 자본을 쌓아올려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온화한 성격의 김 대표는 오랜기간 회사를 이끌며 직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는 평소 온화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고, 일에 대해선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에 대한 신창재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파악된다. 여러 계열사 중 유독 교보증권만 한 CEO에 장기간 경영을 맡기고 있는 이유다.
◆ 각자대표 체제 통한 시너지 기대
이젠 각자대표 체제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3월 교보증권은 김 대표 단독 체제에서 박봉권 대표가 합류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박 대표는 1990년 교보생명에서 주식·채권운용 부분을 담당한 후 HDC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 피데스자산운용 채권 운용팀 이사,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실장을 거쳤다.
이후 교보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장(전무)와 교보생명 자산운용총괄 부사장(CIO)을 역임한 후 올해 교보증권으로 돌아왔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김 대표는 기존에 맡아온 IB 업무를, 박 신임 사장은 경영총괄 업무를 맡아 경영지원 및 자산관리(WM) 부문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각자대표 체제에서 나올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WM 전문가인 박 대표가 합류한 만큼 WM과 IB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각자대표는 금융투자업계 환경에 적절한 체제란 평가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내 증권업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교보증권의 IB 포트폴리오는 국내 쪽에 집중돼 있어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대표와 박 대표가 각각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므로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