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소비자· 디지털 직접 챙긴다…“새 금융사로 재탄생”
[CEO돋보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소비자· 디지털 직접 챙긴다…“새 금융사로 재탄생”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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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KPI 개편 · 코로나19 지원 선두
-디지털혁신위원회 구축 · 핀테크 기업 M&A 추진
-"고객 중심 기반에 혁신 더해 내실 갖춘 금융사로 설 것"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소비자 보호 강화에 전력을 쏟고 있다. 특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신속한 배상을 결정하고, 관련 체계를 점검하면서 '2번의 과오는 없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경쟁력도 쌓는다.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인수합병(M&A) 추진에 속도를 높여 내실을 갖추려는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 고객 중심 KPI 개편 · 코로나19 지원 선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우리은행은 DLF 배상대상 고객 661명 중 614명과 합의를 마쳤다. 배상비율은 총 93%에 달한다.

올해 1월 중순부터 DLF 자율배상이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반 년도 안 돼 배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LF 관련 배상 조치가 신속히 추진된 데에는 손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금감원 분쟁조쟁안을 적극 수용하고, DLF 배상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속 주문한 바 있다. 그리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어졌다.

손 회장은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고객 입장에서 재점검 하도록 했다. 외형 위주의 영업을 탈피하고 고객 중심의 금융사로 재정비하기 위해 성과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했다.

우리금융이 KPI를 손 본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손 회장은 우선 기존 24개 평가지표를 10개로 대폭 축소해 영업점 부담을 덜었고,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영업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이어 KPI 내 소비자 보호 항목을 추가하고 고객 수익률, 고객 케어 등 고객 지표의 배점을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고객 중심 영업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한 것이다.

가장 비중이 큰 수익성 지표 부분은 종전에 별도로 운영했던 비이자이익 지표를 폐지하고 위험조정이익(RAR)으로 단일화했다. KPI 목표도 반기에서 연간기준으로 부여했다.

단기실적보다는 꾸준한 고객기반 확대가 더 우대받는 방향으로 개선한 것이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자는 손 회장의 경영 방침은 코로나19 지원에서도 빛을 발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국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코로나19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 재원을 가장 빨리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코로나19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 실적은 4200억원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전체 실적의 30%를 넘어섰다. 총 1만6654건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전국 영업점에 소상공인 지원을 적극 독려한 영향이 컸다. 그는 영업점 직원들의 KPI에 코로나19 관련 상품에 대한 우대점수를 부여했다.

0.1~0.2점으로 순위가 갈리는 KPI에 코로나19 대출 지원을 엮음으로써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적인 응대와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금융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역사회와 의료진, 전통시장과 소외계층 등에 금융·비금융 지원을 아낌없이 마련해 사각지대 없는 생활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손 회장은 올 초 감염 고위험군에 예방 키트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지역 취약계층 노인과 아동 생활 시설에 5억원 상당의 임직원 성금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대구 지역거점 병원 의료진에게 1만6000개의 도시락을 전달하는 사업을 완료하고,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 상당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착한소비 운동을 펼쳤다.

이외에도 1억원가량의 법인카드 선결제를 진행해 인근 음식점 살리기에도 동참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금도 손 회장께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도록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 강조하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춘 코로나19 지원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 디지털혁신위원회 구축 · 핀테크 기업 M&A 추진

물론 손 회장은 회사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도 함께 집중하고 있다. 고객 중심의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고, 그 위에 미래 경쟁력을 쌓아 내실을 갖춘 금융사로 우뚝 선다는 포부다.

손 회장은 올해 우리금융의 최우선 추진 과제로 디지털 혁신을 꼽았고,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 추진 계획도 포함됐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내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아 그룹의 디지털 금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산하에 권광석 우리은행장을 총괄장으로 하는 디지털혁신총괄 조직을 구성했다.

탑다운(Top-Down)식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구상이다. 이전에도 금융사가 디지털 관련 위원회를 설립한 바 있지만, 은행장이 아닌 그룹 회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건 처음이다.

보다 빠르고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뤄 미래를 선도하는 그룹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손 회장의 강력한 의지다. 이를 위해 우선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할 방침이다.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던 핀테크 기업과 협업한다면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큰 시너지 효과도 이끌어낼 수 있어서다. 따라서 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추진해, 외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후 우리금융의 핀테크기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 참여 기업, 국내외 신기술 혁신기업 등을 인수합병 대상으로 검토한 뒤 투자를 확대 할 방침이다.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 준비와 함께 디지털 혁신 10대 과제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전례 없는 미래 동력 확보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먼저 우리WON뱅킹 경쟁력을 강화한다. 속도, 편의성, UI/UX 개선 등을 주축으로 한 앱 고도화를 추진해 언택트 금융 시대 도래에 따른 비대면 채널 역량 극대화를 꾀한다.

이어 오픈뱅킹 서비스와 금융거래 커버리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디지털 자산관리 고도화도 추진한다. 또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애주기 은퇴 설계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모든 연령대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ICT 기업과 연계한 AI 전문가 양성 과정에 직원을 파견해 그룹 내 근본적인 디지털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손 회장은 그룹사 인력 20명 내외로 구축되는 ‘블루팀’을 비상경영대책위원회 산하 기관으로도 신설한다. 디지털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하는 현장 주도(Bottom-up) 혁신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자회사 우리에프아이에스가 구축 중인 그룹 공동 클라우드의 속도도 높여 시너지도 키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께서 언택트 시대가 도래한 지금을 디지털 혁신의 골든타임으로 생각하신다”고 전했다.

그는 “디지털 전략을 최우선으로 두고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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