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행장, 1020세대도 놀랄 '젊은 농협' 만든다…“혁신체계 변화 무한도전”
손병환 행장, 1020세대도 놀랄 '젊은 농협' 만든다…“혁신체계 변화 무한도전”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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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퍼블리카·레이니스트 협업…“마이데이터 시장 선점 나서”
-디지털 큐레이팅 제도 도입 · 신기술 활용 사업 속도

손병환 NH농협은행 행장의 혁신 행보가 새롭고 젊은 농협은행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농협은행은 국내 거대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 강화에 한창이다.

디지털 전환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개편에도 적극 나서며 혁신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보수적이었던 이미지를 벗고 영업점부터 비대면 서비스까지 전방위적인 체계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례 없는 농협을 구축하겠다는 손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오는 8월 열리는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목표에도 도전한다.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

◆ 비바리퍼블리카·레이니스트 협업…“마이데이터 시장 선점”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젊은 감각을 보유한 국내 거대 핀테크 기업들과 상생을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 3법 통과로 데이터 금융 활성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핀테크 기업과의 탄탄한 협업 체계로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취지다. 이로 인한 비즈니스 혁신은 덤이다.

농협은행은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달 내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는 간편결제 핀테크 기업이 거래 종류나 여건에 따라 오픈뱅킹공동망·펌뱅킹·은행 API 등을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1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는 통신장애와 은행 시스템 점검 시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어 농협은행은 자체 보유한 예치금 관리, 환전, 공과금조회 등 140개의 API를 토스에 제공하고 디지털 기반 혁신 서비스를 함께 개발할 방침이다.

농협이 혁신 핀테크 기업과 협업 체계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와 금융 데이터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데이터 기반의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상호 협력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의 API 인프라와 뱅크샐러드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활용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애플리케이션 내 상품·서비스 연계, 대고객 공동마케팅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은행과 핀테크 업체의 상생 모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NH카드, 비상금대출, 환전API 관련 상품 개발과 뱅크샐러드 데이터를 활용한 PFM서비스(개인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 내 해당 상품과 서비스를 외부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이 거대 핀테크와 연이은 협업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PI 경쟁력이 큰 역할을 했다.

농협은행은 금융권 API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금융사다. 2015년 은행권 최초로 API 기반의 오픈 플랫폼을 구축했고, 140개(예치금 관리, 예금주 조회, 카드 조회, 지로공과금조회 등)의 API를 제공하고 있다.

누적 거래 금액은 5조원을 돌파했으며, 거래 건수도 6000만건을 훌쩍 넘었다. NH 오픈 API를 이용하는 기업과 기관도 다양하다. 결제 및 송금, 크라우드 펀딩, P2P금융, 자산관리, 공공기관까지 이용사도 다양하다.

농협은행은 앞으로도 API 인프라를 활용해 핀테크 기업들과 상생하는 사업모델을 지속 발굴함으로써 젊은 아이디어를 수혈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고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방안이 핀테크 기업과의 상생에서 멈추는 것은 아니다. 농협은행은 현재 단기와 중장기로 추진 계획을 세워 체계적인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파일럿 사업으로 자체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와 NH스마트뱅킹에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먼저 다음 달 내로 올원뱅크에서 유사 집단과의 자산·부채 비교, 금융거래 분석보고서를 제공하는 개인 금융 생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음으로는 시세와 과태료, 차량 교환 주기 등의 차량 관련 데이터와 연계해 오토론 상품을 마케팅하는 차량 데이터 연계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외에도 가족·직장·소득정보 결합, 고객 맞춤 정부지원금 등을 추천하는 정부지원금 추천 서비스를 NH스마트뱅킹을 통해 상반기 내 선보여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보다 전문화된 사업 추진에 나선다. 마이데이터사업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사업모델을 구현하는 것을 시작으로 PFM서비스를 강화한다.

계좌·신용등급 관리, 맞춤상품 추천, 자산분석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도 고도화해 차별성을 한층 높인다. 내년에는 농업특화 데이터거래소(ADX)와 농업CB(ACB, 농업특화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범농협 데이터는 물론 농업·농촌과 연계된 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을 활용해 농촌 경제 활성화와 영농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이 가진 강점인 API 인프라를 활용해 핀테크 기업들과 상생하는 사업모델을 발굴함과 동시에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데이터 산업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에도 전방위적인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디지털 큐레이팅 제도 도입 · 신기술 활용 사업 속도

자체적으로는 디지털 전환 인프라와 신기술 활용 서비스를 도입해 체질을 개선한다. 농협은행은 금융사 최초로 정보기술(IT) 기반 디지털 큐레이팅 제도를 전면 도입하기 위해 컨설팅 기업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 사업 제안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디지털 큐레이팅은 단위 부서별로 나뉘던 디지털 기반 신기술 사업을 통합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 하나의 시스템에서 추진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유관 인력을 모두 참여시키고 전문 컨설팅 기업과 협력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게 미래 유망사업을 발굴하도록 지원한다. 쉽게 말하면 서비스를 보다 빠르게 내재화하기 위한 표준화 시스템이다.

그간 금융권은 개별 부서가 각각 신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 이로 인해 급변하는 디지털 신기술에 유연하게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해당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우선 농협은행은 디지털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용역을 추진했다. 서비스 신기술 융합을 위한 표준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초기 작업이었다.

다음으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미래 신기술을 빠르게 금융 서비스에 내재화하고 단기 사업이 아닌 중장기 지속 가능한 디지털 사업을 다수 발굴해 추진키로 했다.

특히 올 하반기 열리는 마이데이터 사업 준비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담겼다. 올 하반기까지 업무 체계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큐레이팅의 첫 번째 작업은 신기술 도입에 대한 은행 각 부서 취약점(Pain Point)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후 적용 대상 신기술 도입 검토를 지원해 파격적인 융합 채널로 고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선정 작업이 끝나면 기업과 계약 체결에 나선다. 이후 8월 내 디지털 큐레이팅 시범과제를 수행하고, 신기술 로드맵 및 운영체계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후 오는 9월 사업 수행 결과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큐레이팅 제도 도입을 통해 농협은행의 신기술 활용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AI를 중심으로 한 신기술 도입이 추진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이달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와 업무제휴를 맺고 AI가 반응해 송금을 진행하는 음성뱅킹 서비스를 자체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에 도입했다.

디지털 금융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오는 11월에는 AI 은행원을 통한 예약·상담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고객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야 할 때 AI 은행원이 은행 창구의 혼잡도를 사전에 확인하고, 방문 예약·서류 안내·맞춤형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현재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로봇프로세스자동화)와 AI를 융합해 금융상품 상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는 로봇 프로세스를 개발 중이다.

올해 실전에 투입할 예정으로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39개 업무에 로봇 120대 규모의 RPA를 도입하는 고도화 사업을 완료했다.

은행권 최대 규모의 RPA를 도입했던 농협은행은 해당 사업으로 로봇PC 가상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로봇 운영을 총괄하는 ‘RPA 컨트롤룸’ 을 확대 구축해 로봇PC 운영의 대규모 확장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현재 농협은행은 RPA 적용 업무 유형을 여·수신, 외환, 카드, 마케팅, 리스크 관리 등 본부 업무 전방위로 확대했다. 이를 통한 업무량 절감 효과는 연간 약 20만 시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고객에게 디지털 금융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은행 내 시스템 및 체계에서 우선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게 경영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 금융기업으로의 전환에 끊임없이 도전해 이전에 볼 수 없던 금융사로 거들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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