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코로나19 여파에 기준금리 사상 최저…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종합)
[금리 인하]코로나19 여파에 기준금리 사상 최저…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종합)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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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추가 인하 기준금리 실효하한에 가까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0.2%로 대폭 하향
-코로나19 확산 장기화 시 마이너스 폭 확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5월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며, 사상 최저 기준금리를 기록하게 됐다.또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 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11년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내 경제 충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향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장기화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 기준금리 사상 최저인 0.50%로 인하

한은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0.50%로 결정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뒤 약 2개월 만에 추가 인하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의결에서 제척된 조윤제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 6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이로써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는 0.50%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영향의 장기화로 경제 성장률이 거의 제로(0) 근처로 떨어지고 물가 상승률도 크게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시점에서 금리를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번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워진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다만, 실효하한은 주요국의 금리, 국내외 금융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와 관련해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다면 실효하한도 달라질 수 있고, 우리 정책 여력도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단, 현재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가정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까 생각하기는 적절치가 않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재정 건전성 훼손 우려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채무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이 총재는 "장기적으로 실물경제 위기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성장기반 훼손,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피해가 커진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재정건전성 유지 노력과 병행한다면 타당성을 인정받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시장 거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경기가 매우 부진할 때 충격은 취약계층에 집중된다"며 "이런 상황에선 재정 또는 통화 정책을 적극 실시해 취약계층 소득 감소를 막고, 고용을 유지해 성장률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추후 국내경제의 성장세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0.2%로 하향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1%에서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한은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6%의 전망치를 내놓은 이후 11년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전망했다. 

만약 전망치가 사실화되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5.1%를 나타낸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예상 성장률을 2.1%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국내 경제지표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충격이 드러난 만큼 이를 반영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4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3% 떨어져 369억2000만달러에서 멈췄다.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내수 경제 충격도 여실 없이 드러냈다. 특히 민간소비와 서비스업이 집중 타격을 받으면서 1분기 성장률이 2008년 4분기 -3.3%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의 최저치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이미 국내외 기관들은 0% 내외의 성장률 전망을 예상했다. 지난달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고 예견하며 -1.2%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이어 이달 14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0.5%로 예상했다. 지난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3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1.5%), 피치(-1.2%), 무디스(-0.5%) 등을 비롯한 해외 투자은행(IB)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0.9%로 집계됐다. 

이 총재는 마이너스 성장률과 관련해 "전 세계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2분기 정점에 이른 뒤 점차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국내에서는 대규모 재확산은 없을 것이라는 전제에 기초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장기화 여부에 따라 올해 성장률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기본적인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을 때 올해 -0.2%의 성장 전망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낙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소폭의 플러스, 비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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