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허인 국민은행장 “ESG 경영 선도 금융사 도약”
[CEO돋보기] 허인 국민은행장 “ESG 경영 선도 금융사 도약”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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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추진위원회 신설 · 4대 과제 추진
-ESG채권 발행 ‘선두주자’…코로나19 사회적 지원 활용
-KB 그린 웨이브 · ‘KB맑은하늘’ 녹색금융 상품 개발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제공=KB국민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이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ESG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며 ESG위원회를 신설했고, 이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은행 내 ESG추진위원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올해에만 ESG채권을 3차례 발행했다. 각종 성금과 환경 캠페인도 추진하며 사회 책임 경영에 조금의 아낌도 없다.

사회적 가치에 방점을 둔 사업을 지속 추진해 KB의 오랜 경영 방침인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몸소 실행하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ESG 경영 선도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게 허 행장의 궁극적인 목표다.

◆ ESG추진위원회 신설 · 4대 과제 추진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ESG추진위원회를 신설했다. 허 행장이 위원장을 맡는 이 조직은 그룹사 전체의 ESG 전략을 은행에 보다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관련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다.

허 행장은 지난 4월 첫 회의를 주재한 이후 매달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행보에 결을 같이 하기 위해서다. 

윤 회장은 올해 초부터 ESG를 그룹사의 핵심 경영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브랜드ESG그룹을 신설한 뒤 KB금융 이사회 내 산하 기구로 ESG위원회까지 설립했다.

윤종규 회장, 허인 행장, 사외이사 등 9명의 인원으로 구성되는 해당 기구는 그룹 ESG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한다. 이어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그룹 ESG 경영에 대한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ESG위원회가 ESG 전략 방향을 설정한다면 이를 실행시킴으로써 실무에 적용하는 기구가 국민은행의 ESG추진위원회다. 금융그룹이 ESG 경영과 관련된 큰 틀을 마련하면 ESG추진위원회에서 사업 관리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결정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각 소위원회로 조직이 나누어져 관련 부서에서 협의가 진행되도록 추진한다. 해당 과정에서 허 행장은 위원장을 맡아 전체적인 추진 계획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ESG추진위원회를 통해 국민은행이 올해 특히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ESG 경영 과제는 총 4가지다. 이를 가시화해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대시키고 기후변화 관련 국내외 제도화 흐름 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구체화된 전략체계를 구축하는 게 1차 목표다. ESG 전략 및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ESG 투자와 탄소 배출 목표 등을 수립한다.

다음으로 상품 개발과 투자 활성화에 주력한다. 세부적으로는 ESG 상품•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ESG 임팩트 모델링을 추진한다.

임팩트 모델링이란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등 이해관계자와의 연계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환경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활동이다. 궁극적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증대하는 효과를 이끈다.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강화도 4대 추진 과제 중 하나다. 전 임직원의 ESG 인식을 제고하고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를 의미하는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이행 현황 등에 대한 대외 공시를 확대한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립하는 데 주력한다.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ESG 경영기반 구축과 선도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게 허 행장의 목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ESG 경영과 관련해서는 금융그룹에서 별도 위원회를 신설해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실행과 적용 방안을 생성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 신설로 산재되어 있던 사업들을 한데 모음으로써 추진력을 높이는 효과를 이끌 것"이라며 "특히 전략 체계라든지 탄소 배출 저감,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해 어떻게 사업관리를 추진할지 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른쪽)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제공=KB국민은행장)

◆ ESG채권 발행 ‘선두주자’…코로나19 사회적 지원 활용

조직이 체계화되면서 허 행장의 ESG 경영 실행 규모와 속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채권 발행 과정에서 허 행장의 의지는 더욱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4500억원 규모의 원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당초 계획 대비 1000억원 증액된 4500억원에 발행을 결정한 것이다. 사전 수요예측에서 재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총 4900억원의 응찰이 몰린 결과다.

ESG 경영 정책의 일환으로 발행된 이번 채권으로 조달된 자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허 행장이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지원에 나서기 위해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에 앞서 올해 원화 4000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과 외화 5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조달한 바 있다.

해당 자금은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목적 자금과 ‘지속가능 금융 관리체계’에 해당하는 친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한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지속가능 외화 선순위채권을 발행하며 업계 선도 은행으로 나선 바 있다. 이후 2019년 2월과 7월에도 국내 최초의 지속가능 외화 후순위채권 및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발행했다.

허 행장의 올해 ESG 경영 행보는 채권 발행에만 그치지 않았다. 허 행장은 이달 초 서울 중구 남산동 소재 대한적십자사를 직접 방문해 적십자회비 3억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로 지친 지역사회 이웃을 돕기 위한 행보였다. 해당 성금은 어린이, 어르신, 다문화 가족, 국내외 재해 이재민, 북한 이주민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도주의 사업을 추진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 KB 그린 웨이브 · ‘KB맑은하늘’ 녹색금융 상품 개발

최근에는 고객과 함께 친환경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도 적극 내비쳤다. 기업 활동 전반에 ESG 경영을 적용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가능성을 넓히고 동반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시도다.

국민은행은 최근 종이통장 줄이기, 전기사용 줄이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독려하는 ‘고객과 함께하는 KB 그린 웨이브(Green Wave) 캠페인’을 실시했다.

먼저 종이통장을 미발행하는 고객에게 경품을 증정해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줄인다. 또 적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조명을 꺼두는 등의 활동으로 에너지를 아껴 ‘전력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거래시장’에 참여해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낀 전기로 얻은 수익금은 폭염과 한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에너지 소외계층에게 기부한다는 방침이다. 일회용품과 소모품을 줄이는 활동도 진행한다.

영업점에서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은품에 대해 친환경을 활용한 간소화 포장을 추진한다. 본부부서는 종이 사용량 감축을 위해 태블릿PC로 전자 보고를 하는 등 업무 효율화와 스마트 워크를 생활화한다.

이외에도 국민은행은 현재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량으로 지속적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건물지원사업에도 참여해 은행이 보유한 건물을 대상으로 태양광 설치에도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의 ESG 경영이 유명세를 탄 것은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이전에도 업계의 책임경영을 선도하는 ESG 행보로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었던 ‘미세먼지 해소’에 방점을 둔 활동이 주를 이뤘다.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과 리스크를 고려해 온실가스 배출의 저감을 위해 노력했다.

이어 에너지 사용 효율화 달성을 위한 행보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고객이 자발적으로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실천할 수 있도록 'KB맑은하늘' 관련 친환경 녹색금융 상품을 개발해 활동의 저변을 넓혔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이 부담한 신탁보수의 10%를 고객 명의로 환경재단에 기부하는 ‘KB맑은하늘공익신탁’과 한 좌당 1000원의 기부금을 조성하는 ‘KB맑은하늘적금’을 선보였다.

상품에 대한 시중의 뜨거운 반응을 기반으로 사회의 실질적 변화도 이끌었다. KB맑은하늘적금이 출시 11주 만에 10만 계좌를 돌파하면서 국민은행은 기부금 1억원을 환경재단에 전달했다.

이를 통해 환경재단은 지난해 가을 서울 노을공원에 나무 2180그루를 새로 심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시민들과의 동행을 추진해 0.3㏊ 규모에 달하는 도시 숲을 조성하는 성과를 이뤘다.

KB맑은하늘공익신탁 판매를 통해서도 의미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했다. 상품 판매로 조성된 1억원과 은행이 같은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1억원을 더해 총 2억원의 성금을 서울시에 기부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가 선정한 사회복지시설 150곳 노후보일러 교체 사업이 추진됐다. 고객 가치 제고와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성과를 쟁취한 해당 상품은 은행의 경영 실적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KB맑은하늘적금은 올해 6월 7일 기준으로 신규 가입 계좌 수가 50만좌를 넘어섰다. 판매 잔액만 8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국민은행은 ‘KB녹색봉사단’이 직접 중국 쿠부치 사막을 방문해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와 사막트레킹, 환경문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진행했다.

중국의 대표적 황사 발원지인 쿠부치 사막에서 대기질 악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보다 실질적인 대기질 개선에 나서기 위해서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현재까지 몽골 사막화 지역인 바양노르 솜에 3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대기질 악화의 근본적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사막화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국민은행의 ESG 경영은 불필요한 쓰레기 감소부터 전기차 도입, 사막화 방지까지 범위에 제한이 없다. 또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고객의 장기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사업을 추진해 보다 근본적인 사회문제 해결에 힘을 싣는다.

국민은행의 ESG 경영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ESG 경영은 허인 행장께서 지속 강조하고 계시는 방침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작은 실천이 모여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우선 기존 사업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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