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롯데지주, '새판짜기 들어갔다'...‘2인자’ 황각규 부회장 전격 퇴진
[비즈 이슈] 롯데지주, '새판짜기 들어갔다'...‘2인자’ 황각규 부회장 전격 퇴진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0.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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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위기에 이례적 8월 인사....후임엔 롯데하이마트 이동우 사장

롯데가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극심한 경영난에 처한 그룹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의 2인자로 불리던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그 신호탄이다. 롯데지주의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개편하는 등 내부 조직에도 손을 댔다. 재계는 예정에 없던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전격 단행되자, 롯데그룹이 신종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했다.

 

(좌) 황각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 (우)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 “그룹 생존과 미래 성장 모색 위한 변화...새로운 리더 선택”

롯데지주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지주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결정했다

롯데는 이사회에서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나고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안을 확정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은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이동우 사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 영업, MD 등을 두루 거쳤으며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5년부터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아 롯데하이마트와 롯데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및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냈다.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혁신과 위기 극복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이사 신규 선임과 함께 내부 조직개편에도 나섰다. 롯데지주의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됐으며, 그룹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경영혁신실장으로는 롯데렌탈 대표이사 이훈기 전무가 임명됐다. 이훈기 실장은 전략과 기획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렌탈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롯데렌탈 대표이사로 보임하며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했다. 

현 경영전략실장인 윤종민 사장은 롯데인재개발원장으로 이동해 그룹의 인재 육성에 전념할 예정이다. 롯데물산 대표이사 김현수 사장은 롯데렌탈 대표이사로 옮겼으며, 롯데물산 대표이사로는 롯데지주 류제돈 비서팀장이 내정됐다. 롯데인재개발원 전영민 원장은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를 맡게 됐으며 롯데하이마트는 황영근 영업본부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그룹 인사와 관련해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 갑작스러운 '8월 인사'...극심한 경영난에 분위기 쇄신 필요성 대두

이처럼 롯데그룹이 정기임원인사 이외에 주요 경영진을 교체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황 부회장은 지난 1979년 입사해 40년 넘게 롯데그룹에서 일하며 홈쇼핑과 주류 사업 M&A, 지주사 전환 등 핵심 이슈를 진두지휘했다. 이후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과 이후 신 회장의 구속 등 롯데그룹의 위기에서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활약한 '오른팔'이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한 것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그룹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기 떄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야심차게 출발한 롯데온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롯데는 지난 2월, 향후 5년간 백화점·대형마트 등 점포 총 718곳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매장 200여 곳을 닫겠다는 대규모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지난 2분기 롯데쇼핑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5% 줄어든 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9% 넘게 감소했고 순손실이 20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표자 역할을 했던 롯데케미칼도 수익성이 악화하며 영업이익이 90% 감소한 329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롯데그룹의 숙원인 호텔롯데 상장 계획 역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인사철이 아닌 때에 고위급 인사를 진행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신동빈 회장이 그만큼 롯데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고 올 해 계획한 호텔롯데의 상장 역시 미뤄지면서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전망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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