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닥 기업 감마누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상장폐지를 번복하자, 주주들이 거래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감마누 주주 96명은 한국거래소 및 감마누 측을 상대로 정리매매 등에 따른 손해 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법무법인에서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주주 모임 측은 "빠르면 다음 주 중 법률 검토를 마치고 이달 중 소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법원에서 감마누 상장폐지 무효가 확정된 만큼 소송 참여를 희망하는 주주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감마누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7324명에 달한다. 앞서 감마누는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2018년 9월 28일부터 5거래일간 정리매매를 진행했고, 주가는 정리매매 개시 전 6170원에서 정리매매 이후 408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500억원에서 90억원으로 94% 감소했다. 시총 감소분 가운데 대주주 물량을 뺀 소액주주들의 몫은 2018년 말 기준 보유 주식 수에 비춰보면 약 7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후 감마누가 제기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이 회사의 정리매매는 기간을 이틀 남기고 중도 보류됐다.
이어 감마누가 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무효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정리매매는 없던 일이 됐다. 감마누는 오는 18일 정상적인 주식 거래를 재개한다.
매매거래 재개 시 감마누의 기준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정리매매 전 가격인 6170원과 정리매매 후 가격인 408원 중 어느 쪽을 기준으로 기준가를 결정할지가 관건이다.
만약 정리매매 자체가 무효라고 한다면 이전 가격을 기준으로 둘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정리매매 중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상당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감마누처럼 정리매매가 중도 보류된 후에 거래 재개가 결정된 경우는 전례가 없다"며 "이에 따라 기준가격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법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