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이슈] '재난지원금 효과'에 카드업계 2분기 실적 선방...하반기는 '글쎄'
[마켓 이슈] '재난지원금 효과'에 카드업계 2분기 실적 선방...하반기는 '글쎄'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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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기 카드 신용판매 승인금액 3.9% ↑
- 재난지원금 집행에 선불카드 비중 증가
- 8개 카드사 실적 선방...하반기는 안갯속

카드업계가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온라인 결제 시장 확산과 정부의 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단, 하반기는 미지수다. 당장 3분기에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했던 외식·농촌여행 할인 지원 캠페인도 잠정 중단됐다.   

◆ 2분기 신용판매 승인금액↑...재난지원금 효과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카드(신용·체크·선불카드) 국내 신용판매 승인금액은 1년 전보다 3.9% 증가한 222조5000억원이다.

증가율이 지난해 2∼4분기(5.5∼7.3%)에는 못 미치지만 1분기(2.5%)보다는 커졌다. 개인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1분기에 1.9%에 그쳤다. 하지만 2분기에는 6.3%로 뛰어 승인금액이 18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월간 카드 승인금액은 올해 3·4월 연속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5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분기 법인 카드 승인금액은 36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9%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4월에는 법인카드 승인금액이 1년 전보다 24.3%나 줄었다.

카드 유형으로 나눈 사용금액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각각 170조4000억원과 48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2.1%와 1.0%다.

재난지원금 집행으로 선불카드의 비중이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2분기 0.07%이던 선불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올해 2분기 1.76%로 커졌다.

여신금융협회는 "2분기 카드 소비는 오프라인 소매업종의 매출 감소에도 온라인·배달 구매가 증가했다"며 "자동차 판매량 증가 또한 회복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카드사별 2분기 실적.

◆ 각 카드사들 양호한 실적...하반기는 안갯속

각 카드사들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8개 카드사(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비씨카드)의 상반기 총 당기순이익은 1조115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내수침체로 소비가 위축됐지만, 온라인 결제 시장 확산과 정부의 재난지원금에 따른 소비 진작 및 카드사의 비용 절감 효과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영업수익에서 신용카드 부문이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하지만 할부금융과 리스가 같은 기간 각각 12.3%와 47.8% 증가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KB국민카드도 카드 영업수익이 2.5% 증가했고, 자동차 할부 등 할부금융 및 리스 영업수익이 48.3% 늘며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신한카드 다음으로 높은 순이익을 보인 삼성카드는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효과를 거뒀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상품을 출시해 주목받았고, 디지털 발급 프로세스로 모집 비용을 크게 줄였다.

롯데카드는 내수 침체에 따라 일부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익성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이 개선됐다.

하나카드는 전 부분 디지털 혁신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해 비용을 줄였고, 전년도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누리며 순이익이 전년대비 93.8% 급증했다.

단, 비씨카드는 유일하게 전년대비 순익이 줄었다. 이처럼 카드 업계는 카드 발급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사업 다각화와 전반적인 비용 효율화에 나서며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물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하반기에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대출상환 유예 만기 연장 등 연체율 상승 등이 예상된다.

또 다른 악재도 겹쳤다. 정부가 카드업계와 함께 추진했던 외식·농촌여행 할인 지원 캠페인이 잠정 중단된 것이다. 이 캠페인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된지 이틀 만에 중단됐다.

참여 카드사는 KB국민·NH농협·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9곳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어 또 한 번 특수를 기대했던 카드업계는 관련 캠페인이 급작스럽게 중단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상반기 호실적은 비용절감에 따른 일시적인 결과"라며 "하반기에는 외식 지원 캠페인도 중단되고, 연체율 상승 등이 우려돼 대손충당금 적립 등 비용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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