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및 위험손해율 개선으로 실적 호조
- '창사 이후 최초' 사장급, 자산운용부문 담당
DB손해보험이 올해 상반기 껑충 성장했다. 이른바 '빅5'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실적 증가폭을 보였다. 압도적인 손해율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69.4% 급증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211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7.9%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00.1% 늘어난 28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조5366억원으로 8.9%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당기순이익 3494억원, 영업이익은 4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69.4%, 71.1% 증가했다.
매출액은 6조9039억원으로 8.1% 성장했다. 손보사 '빅5'로 꼽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증가폭이다.
DB손보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지난 6월 기준 83.4%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6%보다 3.2%포인트 개선됐다. 사업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21%에서 올해 상반기 20.2%로 0.7%포인트 낮아졌다.
DB손보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됐고, 사업비율 역시 개선되면서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및 위험손해율 개선 으뜸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단연 손해율 개선을 꼽을 수 있다. 자동차 및 위험손해율 개선 추세가 지속되면서 실적도 좋아진 것이다.
기대 이상의 손해율 개선으로 사업비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추정치보다 양호한 합산비율을 시현했다. 또 채권매각익이 다시 증가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집중호우 장기화로 침수 피해가 우려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자동차 손해율은 지난해에 비해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있는 해외 회사채를 선제적으로 매각하는 등 해외채권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운용수익률도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채권 매각 축소로 지난해 동기보다 투자이익이 감소할 수 있겠지만, 이익의 질적 측면에선 오히려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DB그룹의 향후 인사에도 촉각
DB생명을 시작으로 DB그룹 금융계열사 인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경영진 교체로 향후 사업전략이나 실적에 변화가 생길 수 있어서다.
10년 여간 DB손보를 이끌고 있는 김정남 사장은 부회장으로, 정경수 DB손보 자산운용부문 부사장은 자산운용부문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DB손보에서 사장급이 자산운용부문을 이끌게 된 것은 처음이다. 최근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운용수익률 제고가 보험사들의 핵심 과제가 된 만큼, 자산운용 부문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향후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염두에 둔 거란 해석도 나왔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김정만 부회장의 승진은 최근 DB금융 인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김 부회장은 2010년부터 DB손보를 이끈 최장수 CEO인 만큼, 향후 경영진 교체 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