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두산, 재무구조 개선 '착착'…마지막 퍼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어떻게?
[비즈이슈] 두산, 재무구조 개선 '착착'…마지막 퍼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어떻게?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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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회장 전격 사재 출연…두산중공업 1조3000억원 규모 유증 실시
'두산인프라코어' 22일 예비 입찰…매각 성사 여부 및 시기에 '관심'
두산 로고.[자료제공: 두산]
두산 로고.[자료제공: 두산]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차질 없이 착착 이행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추진해 온 주요 자산·계열사의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재계의 이목은 이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마지막 퍼즐이자 그룹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름할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성사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 박정원 회장 전격 사재 출연…두산중공업 1조3000억원 규모 유증 실시

두산중공업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고, 실권이 발생하면 주관 증권사가 인수한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달 초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 매각 대금 중 일부를 채권단 상환에 처음으로 활용한 바 있다. 

같은날 ㈜두산도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두산솔루스와 모트롤 사업부를 매각했다. 두산솔루스 지분 18.05%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2382억원에 매각하며, 대주주 보유 지분 34.88%도 4604억원에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두산은 모트롤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한다. 

무엇보다 이날 ㈜두산의 총수인 박정원 회장의 사재출연 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박 회장을 비롯한 ㈜두산 대주주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신들이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23%, 5740억원어치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키로 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를 통해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듀산퓨얼셀 지분을 무상 증여 받으면서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연내 1조원 규모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추진해 왔다"며 "앞서 실행한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매각에 이어 이번 일련의 결정이 동시에 이뤄짐으로써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큰 틀을 차질 없이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주주의 지분증여 또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는 한층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올해 초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에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마련했다. 이후 회사는 자구안에 따라 3개월 만에 세 곳의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한 데 이어 두산중공업 1조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여기에 현재는 두산타워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추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을 다각도로 병행하고 있다. 

◆ '두산인프라코어' 22일 예비 입찰…매각 성사 여부 및 시기에 '관심'

두산인프라코어 로고.[자료제공: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 로고.[자료제공: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그룹은 잇달아 추진한 자산·계열사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2조 이상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채권단에 약속한 '3조 자구안'을 맞추려면 약 1조원 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두산그룹이 핵심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타워의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마지막 퍼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예상 매각가가 최대 1조원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 지분을 무상증자 받고 여기에 유상증자, 클럽모우CC 매각 등을 더해 현금 약 1조5000억원 가량과 두산 퓨얼셀 지분 17,77%, 약 5744억원 규모를 확보하게 된다"며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매각이 성공리에 마무리 될 경우 총 3조원 이상의 자본확충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소송 문제가 매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는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만약 재무적투자자와의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두산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최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수 가격 책정 문제도 또다른 변수다. 현재 인프라코어의 예상 매각가는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탄탄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두산밥캣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재계 대체적인 평가다.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매각 대상에서 두산밥캣이 빠질 경우, 당초 매각가는 시장이 예상했던 1조원 수준을 하회할 공산이 크다. 

두산 관계자는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위한 기반을 계획한 대로 마련할 수 있었다"며 "인프라코어는 오는 22일 공개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위한 남은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해 최대한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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