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홈플러스, 벼랑 끝에 몰렸다…"‘네이버 장보기’ 성과가 미래 가를 것"
[비즈 이슈] 홈플러스, 벼랑 끝에 몰렸다…"‘네이버 장보기’ 성과가 미래 가를 것"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0.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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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영업이익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겹악재로 울상을 짓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형이 줄고 수익 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신용등급마저 한 단계 추락했다. 결국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해 자산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는 벼랑 끝 처지로 내몰렸다. 

문제는 현금 확보 총력전과는 별개로 홈플러스의 미래 행로가 안개속이라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홈플러스는 '올라인'(오프라인 기반 온라인화)을 통한 온오프라인 통합 운영에 나섰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매장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며 선보이고 있는 '홈플러스 스페셜' '코너스'도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하반기에도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네이버 장보기의 협업 성과가 하반기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 봤다. 하반기 홈플러스가 위기극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사진=홈플러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사진=홈플러스]

 

◆ 실적악화에 신용등급 'A2'서 'A2-'로…"자산 유동화로 현금 확보"

홈플러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 할 만큼 지독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만 해도 전년대비 각 4.7%, 38.9% 감소한 7조3002억원, 1602억원이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동기 1327억원에 비하면 대폭 확대된 532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회계기준 변경으로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K-IFRS 16)을 적용함에 따라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1602억원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리스 회계기준에 따라 매장 운영 등의 리스 비용이 영업이익이나 손실로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회계기준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100억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점포 임차료 상승과 매출하락으로 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가장 컸던 지난 2월의 객수감소는 물론, 몰(Mall) 사업 부문에서 자영업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임대료를 인하한 부분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는 최근 단기 신용등급까지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6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종전 A2에서 A2-로 한 단계 낮췄다. 뒤 이어 한국기업평가도 지난달 27일 홈플러스의 CP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패턴 변화로 실적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실적이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경쟁·소비 환경에 따른 업태 경쟁력 약화와 과중한 재무부담을 감안할 때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홈플러스는 최근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현금 확보 방안으로 자산유동화 카드를 꺼냈다. 오프라인 매장 불황으로 현금 창출이 어렵고, 당장 빚을 갚을 현금 확보가 시급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 3일 대전둔산점 매각이 확정됐다. 지난 7월 안산점, 대전탄방점에 이은 세 번째 유동화 작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전둔산점의 영업이 종료되지만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절대 없다"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환배치가 이뤄질 각 사업장들의 현황과 직원들의 출퇴근 거리까지 고려한 면담을 진행해 전환배치에 따른 직원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점 점주가 변화에 유연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최소 1년 이상 영업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악화일로'에 전문가 조언 “브랜드 네이밍 수정 및 시너지 활용을”

문제는 하반기도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유통규제,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유통 판매채널의 다변화로 소비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침체를 겪자 '올라인'을 선언하며, 기존 점포와 온라인 물류센터화를 통한 융합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140개 모든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해 전통적 장보기와 온라인 배송이 공존하는 '쇼킹(Shopping+picking)' 매장을 구현하고,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강점을 합친 '스페셜' 매장 온라인 판을 열어 '전국 당일배송' 시대를 여는 등 전략을 통해 온라인 매출을 3년 내 기존 대비 4배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난 것은 없다. 

 

 

최근 온라인 강화를 위해 네이버와 손을 잡고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추가 온라인 고객 및 온라인 매출 확보라는 목표를 잡긴 했으나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홈플러스가 온라인 강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미 타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 확보가 관건인데, 아직까지 네이버 장보기는 타사 고객을 빼앗기에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 장보기를 이용하려던 여러 업체에서 장을 봤을 경우 결제를 업체별로 진행해야 하고, 상품 별로 배송시간도 달라 불편해서 기존 서비스를 다시 이용한다는 후기도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쇼핑 편의성이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는데,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며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입점 수수료 대신 네이버페이 결제 수수료만 내면 된다지만, 고객 확보보다 오히려 결제 수수료만 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플러스 스페셜과 코너스 모두 시장의 평가가 좋지 못하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사이에서 포지션이 애매하고, 코너스는 복합쇼핑몰과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2020년은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양대산맥으로 재편하고 있다. '오프라인 소매업의 종말'이라고 오프라인은 너나할 것 없이 다 망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를 누군가에게 매각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입장에서 자산을 팔아 몸집을 줄이고, 매장의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네이버의 협업 성과를 드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며 “네이버는 유저들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시스템만 잘 갖춰지면 굉장한 포텐셜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네이밍 수정 및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시너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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