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골프장 맡아 경영수업..내조여왕 광고계 큰 언니로
호텔·골프장 맡아 경영수업..내조여왕 광고계 큰 언니로
  • 오현길
  • 승인 2013.0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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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세 새로운 리더십이 뜬다(5) 정성의 이노션 고문

20여년 전업주부서 깜짝 변신
정의선 부회장과 최대주주 등극
현대차그룹 의존도 축소 전략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20여년 전업주부로 살아오다 경영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영역을 차근차근 구축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행보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점차 활동 폭을 넓히면서 현대차 그룹 내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 고문은 1962년생으로 1985년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의학도와 결혼하면서 전업주부의 길을 걷는다.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내조의 길을 걸었던 조모 고 변중석 여사와 어머니 고 이정화 여사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2003년 이정화 여사와 함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이사직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재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다. 남편과 가족의 숨은 조력자에서 적극적인 경영자로써 전환을 선언한 셈이다.

당초 해비치호텔은 제주다이너스티라는 사명으로 동서산업의 계열사였다. 2000년 동서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을 처분했고 이를 현대모비스가 인수하면서 현대자동차 그룹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듬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자금을 출자하면서 현대차의 지분율을 높였다. 정 고문이 이사를 맡은 2003년 사명을 해비치리조트로 바꿨고 지난 2007년에는 해비치호텔을 준공, 개관하고 2010년 현재 사명인 해비치호텔로 변경했다.

정 고문은 어머니와 함께 제주를 찾아 호텔 확장과 골프장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해비치호텔은 정 고문이 어머니와 함께 호텔레저 사업에 뛰어든 2003년 매출액 규모가 150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작년말에는 598억원으로 10년만에 4배 가량 성장하게 된다.

이어서 정 고문은 2005년 출범한 광고대행사 이노션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함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행보를 한발 더 넓혔다.

이노션은 현대기아차의 광고를 사실상 독점하면서 탄탄대로를 걸었고 현재 삼성그룹의 제일기획과 함께 광고업계 대형 업체로 성장하게 됐다. 2005년 매출액 349억원에서 작년말 4112억원으로 7년만에 약 12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이노션은 칸국제광고제에서 현대자동차의 '생각을 움직여라' 캠페인으로 동상을 받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 고문은 직접 현대기아차의 신차 발표회는 물론 해외 모터쇼에도 빠짐없이 참석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도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하면서도, 현장을 꼼꼼히 챙기며 이노션의 마케팅과 광고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과 함께 광고업계 여성 리더 1,2위를 다투고 있다.

특히 최근 이노션은 매출에서 현대차그룹의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설립 초기 인하우스에이전트의 특성상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100%에 가까웠지만 최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현대차의 광고·물류 비계열사 발주 계획도 이러한 이노션의 성장이 뒷받침됐다.

아울러 정 고문은 남편인 선두훈 대전 선병원 이사장도 적극적으로 내조하고 있다. 선 이사장은 의료기기제조업체 코렌텍 대표로 지난 3월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의료기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정 고문 역시 선 대표(12.79%)에 이어 지분 6.92%를 보유, 2대주주에 올라있다.

이 회사에는 자매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과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도 각각 0.18%와 0.09%의 지분을 갖고 있어 형부의 사업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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