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오너 3세' 경영 시대…'젊은 리더십'이 미래 이끈다
[비즈이슈] '오너 3세' 경영 시대…'젊은 리더십'이 미래 이끈다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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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승진…한화그룹, 3세 경영 본격화
'오너 3세' 경영 전면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활약 눈길
SK그룹도 '3세 경영시대' 대비…"오너 경영체제 문제점도"

오너가(家) 3세들이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강단 있는 사업 추진력과 차별화된 경영철학을 통해 창업주 세대와는 다른 리더십을 선보이며 자신들의 역량을 증명해나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후폭풍이 재계 전반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젊은 리더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헤치고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승진…부사장 된 지 9개월 만

[자료제공: 각 사]
[자료제공: 각 사]

김승연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부사장이 28일 사장으로 승진했다. 작년 12월 부사장에 오른 지 9개월 만이며, 2010년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한 지 10년 만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신임 대표는 올해 1월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의 출범과 함께 전략부문장(부사장)을 맡은 후 친환경에너지와 첨단소재 기업으로의 사업재편과 미래사업 발굴을 주도하며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에 기여했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김 대표의 전문성과 풍부한 네트워크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표는 큐셀 인수와 한화솔라원 합병을 주도했다. 이후 2015년 한화솔루션(태양광) 부문을 흑자전환 시켰다. 현재 한화큐셀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또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회사 젤리(GELI) 인수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태양광 발전소 사업 진출 등 외연을 확장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의 수장으로서 그룹 내 협의를 주도하는 한편 주요 사업들에 대한 미래전략 및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그룹 내 김 대표의 책임과 역할은 더 커질 것이고 자연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 '오너 3세' 경영 전면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활약 눈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제공: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제공: 삼성전자]

이미 재계에선 다수의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 회장은 2016년 말 조 전 회장이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그는 1997년 효성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현장 위주의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치면서 경영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무엇보다 지주사 체제를 구성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현재는 ‘뉴 효성’으로의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대표적인 오너 3세 경영인이다. 이 부회장은 2016년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고 이병철 회장과 부친인 이건희 회장에 이어 처음으로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3세 경영시대를 알렸다.

앞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사실상 그룹의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맡았다. 이 후 2015년 2월 삼성페이의 모체가 된 ‘루프페이’를, 2016년 11월에는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경영능력을 증명해냈다. 또 2018년 5월 삼성 총수 자격을 공인 받은 이후에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정 수석부회장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아들로, 역시 대표적인 오너 3세 경영인이다. 그는 2005년 기아차 사장 시절 디자인 경영을 주도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아우디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고, 이는 기아차가 '디자인 명가'로 올라서는 데 밑바탕이 됐다. 이후 2018년 9월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에 오른 후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는 등 그룹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 SK그룹도 '3세 경영시대' 대비…"오너 경영체제 문제점도"

SK 로고.[자료제공:SK그룹]
SK 로고.[자료제공:SK그룹]

'3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바로 SK그룹이다. 재계에선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인근 씨가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것을 두고 SK그룹이 3세 승계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 회장의 장녀 윤정 씨와 차녀 민정 씨가 나란히 SK바이오팜, SK하이닉스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인근 씨까지 그룹 계열사로 입사한 것은 단순 사회활동이라기 보다는 후계구도 밑그림 그리기의 성격이 짙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장녀 윤정 씨는 2017년 6월 S바이오팜에서 책임 매니저로 일하다 지난해 휴직한 뒤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차녀 민정 씨는 지난해 8월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해 대외협력 총괄 산하 조직인 인트라에서 근무 중이다. 1월부터는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방문 연구원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3세 경영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총수 일가 세습 경영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 오너리스크 등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기업 경영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총수 일가의 경영체제가 기업과 경영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했으나 이후에는 단점이 점차 커졌다"면서 "특히 경영권 세습을 위해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등 관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근 전진 배치된 총수 3세들의 경영 행보를 보면 재벌경영의 단점보단 장점이 부각되는 모습"이라며 "경영정책의 일관성, 신속한 대응, 글로벌 경쟁력 등을 갖춘 상태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경영환경에 원활히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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