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자구안 이행' 속도 내는 대한항공, 송현동 땅 매각차질 "쉽지 않네"
[비즈 이슈] '자구안 이행' 속도 내는 대한항공, 송현동 땅 매각차질 "쉽지 않네"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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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기내면세 사업부 이어 왕산레저· 칼 리무진도 잇따라 매각
유동성 위기 극복 핵심인 송현동 부지와 호텔 매각은 '지지부진'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한항공의 자산 매각 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기내식 사업부 매각을  시작으로 최근 왕산레저개발과 칼 리무진도 잇따라 처분하고 나섰다. 하지만 자구안 이행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종로 송현동 부지와 호텔 매각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유동성 확보가 쉽지만은 않는 상황이다.

 

◆기내식·기내면세 사업부 이어 왕산레저· 칼 리무진도 잇따라 매각

B787-9.[사진: 대한항공 제공]
B787-9.[사진: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기내식·기내면세 사업부 매각에 이어 왕산레저개발, 칼 리무진 등 유휴자산들도 연이어 팔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중순 칸서스·미래에셋대우와 왕산레저개발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1300억원으로 내년 1분기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 영종도의 레저 시설인 왕산마리나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버스회사인 '칼(KAL) 리무진' 매각도 결정했다. 사모펀드 운영사인 케이스톤파트너스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으로, 브랜드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매각 대금은 약 2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계약은 이르면 내년 초 마무리 될 전망이다.

칼 리무진은 서울 시내 주요 호텔과 김포·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 노선을 운영하는 버스 70여대를 보유한 회사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 여객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노선 중단과 차량 감차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대한항공은 제주 연동 사택 등 유휴 자산을 매각했다. 8월에는 알짜 사업이라고 평가 받는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하고, 1조12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동성 위기 극복 핵심인 송현동 부지와 호텔 매각은 '지지부진'

[사진: 대한항공 제공]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사진: 대한항공 제공]

그러나 유동성 위기 극복의 핵심으로 꼽혀온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지난달 26일 합의문에 서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서명식 하루 전날 '계약 시점을 못 박지 말자'고 말을 바꾸면서 결국 합의식은 무산됐다. 

서울시의 입장 변화는 마포구 주민들의 반발에 따른 것이다. 당초 서울시는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한 뒤 LH와 시유지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다 지난 8·4 부동산대책 때 공공주택을 짓기로 한 후보지 중 한 곳인 마포의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해당부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마포구는 "서울시와 LH가 추진하는 서부면허시험장 부지와 송현동 부지 맞교환 계획은 구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주택공급을 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까지도 양측은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고, 무엇보다 교환 부지의 매매가격 등을 두고도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부지 매각을 위한 협상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2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우기홍 사장은 "송현동 부지 매각에 대해 여러 우려가 많지만, 국민권익위·서울시·LH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4각 협상을 통해 연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해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미국 소재 자회사인 한진인터네셔널(HIC)의 지분 매각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호텔·오피스·기타 상업시설의 임대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HIC는 코로나19 여파로 현지 호텔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자산가치가 하락 중이다. 이에 우 사장은 "미국 LA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미주 전 지역의 호텔 자산가격은 내린 상황"이라며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며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차입하며 특별약정에 따른 자구계획을 진행 중이다. 연내 총 1조5000억원, 2021년까지 합계 2조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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