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이슈] 올해도 IPO시장 뜨겁다...크레프톤 등 대어급 대기
[마켓 이슈] 올해도 IPO시장 뜨겁다...크레프톤 등 대어급 대기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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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이어 올해도 IPO시장 후끈...청약경쟁률 사상 최대
- 크래프톤·카카오3형제 등 '대어급' 대기...역대급 규모 전망
- 박셀바이오 1092% 상승...청약제도 변경에 기대와 우려

기업공개(IPO) 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초부터 기업들이 IPO 절차를 밝기 위해 분주하다. '대어급' 기업들의 IPO도 예고돼 있어서, 공모주 열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올해도 IPO 시장 뜨겁다...최고 경쟁률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76곳이며, 공모금액은 5조7000억원이었다. 청약 증거금은 총 295조5000억원에 달했다. 100조원이 되지 않던 전년도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증거금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역대 가장 많은 규모로 추정된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이 엄청난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2017~2019년 평균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은 각각 294대 1, 449대 1, 596대 1로 집계됐다. IPO 흥행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에는 무려 871대 1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란 변수에도 지난해 IPO 시장은 최근 3년 내 최고 수준의 공모금액을 기록했다"며 "공모 투자 수익률도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풍부한 유동성, 매력적인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의 등장, 공모 기업들의 보수적인 기업가치 평가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올해도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통상적으로 1월은 IPO 시장 비수기다. 그런데도 이달에만 9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모두 흥행에 성공해 투자 열기가 거세질 전망이다.

이 기업들의 평균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은 1200대 1 수준이다. 모두 비슷한 시기에 공모를 진행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직립로봇 ‘휴보’를 만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48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 IPO 중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1478.53대 1), 빅히트(1117대 1)보다 높다. 올해 첫 상장 기업인 엔비티는 14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21일 공모가 두 배인 3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그리고 시초가 대비 25.51% 상승한 4만9000원까지 올랐다. 이밖에 레인보우로보틱스(1489대 1), 핑거(1453대 1), 와이더플래닛(1449대 1), 선진뷰티사이언스(1431대 1) 순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 크래프톤·카카오3형제 등 대어급 대기

올해는 조 단위 기업 가치를 보유한 대형 기업들이 IPO 시장에 대거 뛰어든다. 올해 IPO 예정기업 수는 약 120~14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게임사 크래프톤이 IPO에 나선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3형제'도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이밖에 LG화학 배터리 분사업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대어급 기업들이 대거 IPO 시장에 뛰어든다.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 확대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크래프톤의 예상 시가총액으로 최소 30조원이 거론된다. 최소 예상 시총의 10%만 잡아도 공모규모는 3조원을 상회한다.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5조~6조원으로 평가된다. 크래프톤은 전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연결기준)만 5149억원인 초우량 기업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1위 게임사인 넷마블의 3분 누적 순이익(2352억원)의  두 배를 넘는 실적이다. 지난해 말 크래프톤은 장외주식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168만원에 거래됐다.

발행주식수(855만7037주)를 감안하면 시가총액은 14조3758억원에 달한다. 이는 코스피 시가총액 20위권 수준으로 지난해말 기준 코스피 시총 26위인 삼성에스디에스(13조8119억원)를 뛰어 넘는다.

또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3형제'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고 정보기술(IT) 기업 카카오의 계열사들은 현재 '언택트(비대면)' 경제 활성화와 함께 알짜 투자 종목으로 평가된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계획 공식화 전부터 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고, 장외시장 주가는 한때 11만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상반기 중 공모 과정에 돌입했다.

그리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가 하반기 바통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이들의 기업가치로 카카오뱅크 6조~40조원, 카카오페이 7조~10조원, 카카오페이지 2조~4조원 등 모두 조단위를 예상했다.  

LG그룹과 SK그룹의 딜 역시 이목을 끈다.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분사해 새로 출범시킨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소재 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한 SKIET 등도 대어로 꼽힌다.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위탁생산 사업을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야놀자, 쏘카 등도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해 새내기株 대체로 우수한 성적표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성적표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신규 상장 회사 중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21일 종가 기준 상승률은 무려 1092.67%다.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IPO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간암 치료제(Vax-NK) 임상에서 깜짝 성과를 보이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IPO 수요 예측에 실패해 공모가는 희망밴드(3만~3만5000원) 하단에서 결정됐다. 지난해 9월 22일 상장 첫날 시초가마저 공모가를 밑돌았다. 첫날 거래는 공모가에서 20% 이상이 떨어진 2만1300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박셀바이오가 개발 중인 Vax-NK는 임상 2상 시험 첫 번째 환자에서 모든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를 나타내면서, 성공적인 임상 결과 이후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또 한국파마(633.33%), 명신산업 (593.85%), 포인트모바일 (315.33%), 이오플로우 (302.11%) 등이 공모가 대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단, 막연한 기대는 위험하다. 

공모주 청약 제도가 변경되면서 기대의 목소리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공모주 청약에 '균등방식'이 도입되는 등 개인투자자 배정 물량이 확대되는 것도 공모주 청약 열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개인투자자가 배정 받는 공모주 물량은 올해부터 기존 20%에서 25~30%로 확대된다. 또 개인 청약자 물량 중 50% 이상은 균등방식으로 배정됨에 따라 소액 청약자들에게 기존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반면, IPO 시장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기관 몫의 공모주 수량을 줄이고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을 늘리면서, IPO를 추진하는 조단위 '빅딜'의 경우 그만큼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청약 물량 확대로 증시 상황에 따라 IPO 공모 불확실성은 커질 수도 있다"며 "청약에 참여한 개인도 자신이 받을 주식 수를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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