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초격차 전략' 삼성, 파운드리 시장서도 '저력' 발휘하나
[비즈 이슈] '초격차 전략' 삼성, 파운드리 시장서도 '저력' 발휘하나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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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파운드리 물량 확대…삼성전자 수주 확대 기대감↑
삼성전자, 美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 170억 달러 투자
'세계 1위' 대만 TSMC와 미래 파운드리 패권 경쟁 '본격화'

삼성전자가 미국 인텔과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 미국 IT 전문매체가 최근 보도했다. 곧이어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공장에 한화 약 20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삼성전자 특유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美 인텔, 파운드리 물량 확대…삼성전자 수주 확대 기대감↑

[사진: 삼성전자 제공]
지난 4일 이재용 부회장이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방문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제공]

미국 IT 전문매체 세미애큐리트는 인텔이 최근 삼성전자와 반도체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위탁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오스틴 공장은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생산라인이며, 14나노미터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오후 2시 인텔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특정 칩 생산에서 파운드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데 따라 구체화됐다. 밥 스완 인텔 CEO는 "생산 물량 일부를 파운드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팻 겔싱어 차기 CEO도 "오는 2023년 출시할 반도체 신제품을 자체 생산하겠다"며 "외주 계획도 병행할 예정이며 앞으로 한 달 내로 파운드리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따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독 계약 보다는 삼성전자와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의 듀얼 밴더 시스템으로 반도체 생산 외주를 맡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인텔이 요구하는 수준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두 곳이 유일한데, 납품을 받는 입장에서는 양사의 경쟁 구도 유지시키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시장에서는 인텔이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보다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맡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는 월 300mm 웨이퍼 1만5000장 규모로 추정된다. 

 

◆ 삼성전자, 美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 170억 달러 투자 

[사진: 삼성전자 제공]
[사진: 삼성전자 제공]

이와 함께 파운드리 생산 공장에 대한 투자 확대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대 170억 달러(한화 19조 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미국에 최신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생산기지인 텍사스 오스틴 공장이 유력하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향후 3나노까지 발전된 칩을 제조할 수 있는 텍사스 오스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며 "2022년부터 주요 장비를 설치해 이르면 2023년부터 가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공장 증설 소식은 공신력 있는 매체들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며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사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증설 검토 소식은 트럼프 정부 당시에도 수차례 나온 바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다.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 인근 부지를 추가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장이 증설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삼성전자는 1996년 오스틴 공장 설립 이후 꾸준히 인근 부지를 구입해왔으며, 현재까지 투자액은 총 170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줄곧 "(공장 증설과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 '세계 1위' 대만 TSMC와 미래 파운드리 패권 경쟁 '본격화'

[사진: 픽사베이 제공]
[사진: 픽사베이 제공]

그럼에도 최근 오스틴 공장 증설 추진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최근 세계 파운드리업계 1위 TSMC의 미국 진출 소식이 전해진 것과 무관치 않다. 현재 TSMC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120억 달러(한화 13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 기준 파운드리 시장 1위는 TSMC로 점유율은 55.6%다. 2위는 삼성전자(16.4%)로 양사 격차는 무려 39.2%포인트에 달한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공장 증설을 추진할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파운드리 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하며 반등의 기회를 꾀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가 이뤄질 경우 파운드리 시장 1위 달성을 위한 발판 마련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다중 위탁생산 체제 하에서 인텔에게 지리적 개발 용이성 및 대규모 캐파 할당을 통해 TSMC 대비 크게 열위에 있던 파운드리 경쟁력 격차 축소가 시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2020년 4분기 확정 실적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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