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17일)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와 LG전자(24일) 등이 잇달아 주총을 개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주총에서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 등이 최대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 삼성·LG·현대차 등 잇달아 정기 주총...여성 사외이사 선임 눈길

올해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기업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단연 삼성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수감으로 또다시 '총수 공백' 사태 속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재수감,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주주들의 질의나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이 나올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3월 임기가 끝나는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고동진 사장 등 사내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다루고, 주당 1578원 특별배당 결정에 따른 13조10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 지급 등도 승인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주총에서 전장(VS)사업본부 내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대상으로 물적분할을 의결한다. LG전자가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회사를 설립하며, 이 회사 지분 49%를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마그나)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번 주총에서 물적분할 승인이 이뤄지면 합작법인은 오는 7월 공식 출범한다. 또 LG그룹 지주사인 ㈜LG 주총에서는 구본준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 계열사를 갖고 독립하는 계열 분리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LG그룹은 각 계열사들을 통해 여성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할 예정이다. 이수영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LG를 필두로 LG전자,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지투알 등 5개사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게 된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현대차 계열사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또 정몽구 명예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이로써 명실상부한 '정의선 시대'가 본격 개막하게 될 전망이다. 

◆ 코로나19로 '비대면' 개최가 대세…전자투표제 및 온라인 중계도

올해 주총은 대부분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트랜드에 맞춰 전자투표제와 온라인 중계 방식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부터 전자투표를 실시해왔으며, LG그룹은 올해 주총부터 13개 상장 계열사 모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LG 계열사 중 LG화학, 로보스타가 지난해 먼저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상사, 지투알, 실리콘웍스 등 11개 상장 계열사들이 추가됐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2019년 주총에서 3개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나머지 9개 상장 계열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이로써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글로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차증권 등 12개 상장 계열사들 모두 전자투표제 도입을 완료했다. 

앞서 SK그룹은 지주사인 SK와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결정했고,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2017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온라인 중계 방식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하는 포스코를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기업들은 오프라인 주총과 함께 온라인 중계를 병행 개최할 예정이다.

이형선 기자 leehy32@paxetv.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