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효자' 효성티앤씨의 1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 사업의 호조가 예상돼서다. 조현준 회장의 '초격차 전략'에 따라 공장의 추가 증설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를 발판으로 부동의 세계 1위 위상을 굳힐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재택근무 보편화에 스판덱스 수요 급증…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증권업계가 분석한 효성 핵심계열사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배경에는 핵심 사업인 '스판덱스' 부문의 호조가 있다. '스판덱스'는 석유화학물질인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신소재로, 강도와 신축성이 뛰어나 기능성 스포츠의류, 마스크 이어밴드 소재 등으로 사용된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스판덱스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여기에 글로벌 3위 업체인 산둥루이가 채무불이행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 부족 심화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반면, 효성티앤씨는 급증하는 스판덱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인도, 중국 등 해외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회사의 스판덱스 생산 능력은 연 14만톤 수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33%)를 기록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실적 상승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26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작년 코로나19로 메이저업체들의 증설이 연기됐고, 요가 등 실내복 수요 증가로 스판덱스의 시황이 호황을 누리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타이트한 스판덱스의 시황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스판덱스의 높은 이익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안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은 181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29.1% 늘어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개선의 이유는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수요 증가, 제품 가격 상승, 낮은 재고수준으로 인해 스프레드 확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스판덱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웨어, 애슬레저복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조현준 회장 '초격차 전략'…공장증설로 '글로벌 1위' 굳힌다

효성티앤씨는 조현준 회장의 '초격차 전략'에 따라 공장 증설을 추진,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설 전망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스판덱스 수요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 선제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총 1000억원을 투자해 터키와 브라질 공장을 추가 증설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조 회장은 "유럽 고객들의 생산기점이 되는 터키를 중심으로 유럽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확대하면서 부동의 세계 1위 위상을 굳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브라질 공장의 연 생산 능력은 기존 1만2000톤에서 2만2000톤으로, 터키 공장도 기존 2만5000톤에서 4만톤으로 각각 확대된다.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전문업체 비즈니스 와이어에 따르면 글로벌 스판덱스 수요는 연간 6~7%씩 성장하고 있다. 일반 의류 섬유의 성장률이 2~3% 라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성장률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실내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고 가벼운 외출도 가능한 '이지웨어'(easywear)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스판덱스 시장의 성장세도 유지될 전망이다. 

이형선 기자 leehy32@paxetv.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