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폰 철수 발표 '일주일'…매장마다 '공짜, 할인' 등 '땡처리' 분위기 역력
[르포] LG폰 철수 발표 '일주일'…매장마다 '공짜, 할인' 등 '땡처리' 분위기 역력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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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판매점 여기저기서 'LG폰 재고 소진' 분위기 역력
공시지원금, 추가지원금 등 할인에 악세서리 등 혜택…LG폰 가격↓
일부 매장은 '차분'…업계 "(프로모션은) 이전부터 진행돼 온 자연스러운 현상"
서울 소재 한 지하상가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모습. [사진=이형선 기자]

"이거 거저 가져가시는 거예요. " 
"네? 저 다른 곳도 더 비교해보고 올게요."
"(할인) 더 해드릴게요. "

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철수 계획을 공식 발표한 지 일주일 여가 지난 13일 오전. '휴대폰 판매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소재 한 지하상가를 찾았다. 

판매점 여기저기서 'LG폰 재고 소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특히 '공짜', '할인' 등 포스터들을 곳곳에 붙어놓고 사실상 '땡처리'에 나선 듯한 모습이었다.  

A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중단) 발표가 있고 난 뒤에 문의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며 "실제로 벨벳, 윙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기기들은 거의 공짜로 가져갈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 이형선 기자]
서울 소재 한 지하상가에 위치한 한 휴대폰 판매점 진열대 위에 삼성.LG전자 휴대폰 모델이 놓여있다. [사진= 이형선 기자]

실제 LG전자의 플래그십 모델인 V50s 씽큐(ThinQ)의 출고가는 84만7000원으로 △월 10만원대의 약정요금제 6개월 간 사용 △60만원대의 공시지원금 △판매점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등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최저 10만~20만 원대까지 낮아진다. 여기에 휴대폰 액세서리 등 추가 혜택까지 받으면 사실상 '공짜'로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애초 가격이 낮게 책정된 Q51 등 보급형 휴대폰의 경우도 '무료'로 구매가 가능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해당 기기를 소비자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중앙 진열대 위에 전시해놓고, 구입을 종용하기도 했다.

B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사실 휴대폰이란게 제조사에 상관없이 2~3년 정도 사용하면 다 교체해야한다"며 "최첨단 사양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이 제품들도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시지원금을 제외하고, 저희가 얼마나 지원을 해 드리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대한 맞춰드리겠다"며 매입을 재촉했다.

서울 소재 한 지하상가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모습. [사진=이형선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사후서비스(AS)를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휴대폰 AS는 제품의 최종 제조일로부터 최소 4년 지원된다"며 "기존 제품 구매 고객들뿐만 아니라, 지금 구매해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LG전자는 사업 종료 이후에도 LG 스마트폰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사후 서비스를 당분간 지속 제공하기로 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도 3년 간 유지된다. 이에 최신형 휴대폰인 'LG 윙'과 그 전작인 'LG 벨벳'은 각각 2023년까지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이 외에 간편결제 서비스인 'LG 페이'도 최소 3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재고 소진'으로 분주한 한편으론,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었다. 해당 매장들에서는 쌓인 재고를 털어내려 하기 보단, 차분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분위기였다. 

서울 소재 한 지하상가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모습.[사진=이형선 기자]

의아하던 찰나, 반전의 한마디가 판매점 관계자들에게서 튀어나왔다. C 판매점 관계자는 "요즘 LG 휴대폰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져 잘 추천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며, 같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고 있는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휴대폰을 구매할 것을 추천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의 과감한 프로모션들이 LG전자 휴대폰 사업 철수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다고만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삼성의 경우도 신모델의 출시 전 그 전 모델들의 몸값이 바로 인하돼 판매되게 되는데, 그러면 유통가 마케팅도 덩달아 치열해진다"며 "이는 이전부터 진행돼 온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D 판매점 관계자도 "(우리 매장이 아니더라도) 올 초 스마트폰 철수 가능성을 우려한 일부 판매점들은 재고떨이를 진행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최근 공시지원금이 확대된 부분은 있지만, 이 역시 비정기적"이라고 했다. 또 "지원금 가격을 더해도 삼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LG전자 휴대폰 가격 때문에 구매하려는 고객은 극소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7월 31일부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 다만,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는 휴대폰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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