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간다] '반도체 전쟁' 격화…힘 받는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
[기자가 간다] '반도체 전쟁' 격화…힘 받는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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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 경쟁 '활활'…'총수 부재' 삼성, 투자 지연 우려
반도체 산업, 韓경제성장 견인차…글로벌 반도체 시장서 2위
IMF, 올해 韓경제성장률 3.6% 전망…삼성전자 역할론 대두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 '솔솔'…청와대 국민청원도 다시 등장

◆ 반도체 패권 경쟁 '활활'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패권 다툼이 격화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데요. 패권 경쟁의 불씨는 미국이 당겼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인텔과 한국 삼성전자, 그리고 대만 TSMC 등 중국을 제외한 19개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화상 서밋을 열고 "반도체에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주요 기업들을 향해 미국 내 투자를 압박했습니다. 

즉,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을 미국 중심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리가 어떻게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고 미국의 공급망을 보장할 것인지 말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경쟁력은 당신들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달렸다"고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당초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포함, 반도체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 중이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바이든 청구서'를 떠안게 되면서 이른 시일 내에 대규모 투자 등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현재 삼성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결정권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인데요.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1월 국정 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첫 재판에도 출석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반도체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도체 내재화에 힘을 쏟기 시작한 것과 달리,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 대표 반도체 회사인 삼성이 '총수 부재'로 손발이 묶여버린 탓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의 패배를 손 놓고 바라만 보게 됐습니다.

 


◆ 반도체 산업, 韓경제성장 견인차 역할

현재 한국은 삼성전자를 앞세워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8.4%의 점유율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위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연합(EU) 등은 일제히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빼고 말이죠. 

 


◆ 韓경제성장률 방어 위해 삼성전자 역할론 대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 경제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년 설비투자 규모는 164조2849억원으로 2019년(153조8547억원)보다 6.8%(10조4302억원) 늘었는데요. 설비투자는 삼성전자가 주도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3.6%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 전망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투자를 주도했던 삼성의 행보가 총수 부재라는 악재로 인해 이대로 멈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 '솔솔'

이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재계와 경제단체를 대표해 이 부회장 사면을 정부에 정식으로 건의했습니다. 

국민 여론도 이 부회장의 사면론에 힘을 싣는 모습입니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합니다'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4일 만에 약 1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의 고립을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로 보기 보단,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를 촉발시키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끊임없이 거론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겁니다. 

물론,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무리하다'는 의견도 여전합니다. 단편적으로 한 기업의 총수를 사면해달라는 요구로만 본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한 발 물러나 본질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액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 건전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 현재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우리나라 경제 환경까지 고려한다면, '이 부회장 사면 카드'는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요?

팍스경제TV 이형선입니다.

 

[제작: 이형선, 임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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