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가상화폐거래소 어디가 생존하나...'고팍스'에 주목
[비즈이슈] 가상화폐거래소 어디가 생존하나...'고팍스'에 주목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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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가상화폐 거래소 심층 검증 예고
- 고팍스 '빅4'와 함께 생존 가능성 높은 거래소
- DCG·제네시스 등의 선택으로 성장세 가속

정부가 본격적으로 가상화폐시장 관리에 개입하면서, 거래소 재편 향방도 주목받고 있다. 즉, 어떤 가상화폐 거래소가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해 생존할 지가 관심사다. 

현재로선 이른바 '빅4'로 불리는 업비트와 빗썸, 코빗, 코인원을 포함해 1개 거래소 정도가 추가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소형 거래소 중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단연 고팍스가 꼽힌다.

◆당국, 가상화폐거래소 심층 검증

7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3일 거래소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FIU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사업추진 계획서에 반영할 권고 사항을 안내했다.

금융당국은 임원의 불법행위 여부, 신규 가상화폐 상장 기준 마련 등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심층 검증을 예고하면서 불법행위 관련 소송 등의 진행 상황과 보안 관련 조치 등도 보고토록 했다.

특히 FIU는 현금 및 가상자산 인출의 지연이나 거부 사례, 그에 따른 조치, 그리고 정부 기관으로부터의 조사나 제재 내역 등을 사업추진 계획서에 담도록 안내했다. 물론 어디가지나 예시로 제시한 것이다.

앞서 나온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가이드라인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가상화폐 업계는 금융위가 주무 부처로 지정된 후 처음 안내한 내용인만큼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자격이 없는 거래소는 퇴출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특금법 시행 후 가상화폐 거래소는 9월부터 은행과 협약해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한다.

현재 실명계좌를 갖추고 운영 중인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이다. 하지만 이 거래소들도 은행들과의 재계약 가능성을 쉽게 장담할 수 없다. 이들 4곳을 제외한 나머지 60여곳은 비상이 걸렸다.

특금법 기준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를 인증 받은 거래소는 20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은행들이 더 이상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팍스, 4곳과 함께 생존 가능성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기한(9월 24일까지)이 임박한 가운데 이번 간담회에 초대받은 거래소는 기존에ISMS를 인증받은 20곳뿐이었다. 정부가 최근 파악한 전체 거래소 60여곳 중 3분의 1에 불과하다.

ISMS를 차치하더라도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20곳 가운데서도 살아남을 거래소는 극히 일부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4대 거래소 외에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곳은 고팍스다. 

고팍스는 거래액 기준 국내 5위 거래소다. 4대 거래소 중 코빗과 코인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또 고팍스는 해외에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크립토컴페어는 내부 규율, 데이터 공급, 보안 수준, 자산 다양성 등을 기준으로 거래소를 AA, A, BB, B, C, D, E, F 등 총 8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이 평가에서 고팍스는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다.

이에 비해 '빅4'는 BB등급을 받았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팍스는 국내 순위권 거래소 중 단순사고가 없는 회사로, 보안 면에서도 2018년 하반기부터 크립토컴페어에서 국내 순위 1위를 유지 중이다"고 밝혔다.

가상화폐업계 한 관계자는 "고팍스의 거래량은 4대 거래소에 이어 5위 수준"이라며 "100개 안팎으로 추산되는 국내 거래소 중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과 실명인증계좌 제휴를 맺지 못한 게 약점이다.

이에 대해 고팍스 관계자는 "느리지만 은행들과 실명거래인증제도 제휴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오랜기간 여러 은행들과 논의 중이고,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 소통 중"이라고 전했다. 

◆ DCG·제네시스 선택 받고 성장세 가속

아울러 고팍스의 성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세계 가상화폐업계의 ‘큰손’인 DCG(디지털커런시그룹)는 지난달 고팍스의 모회사인 스트리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투자 당시 베리 실버트(Barry Silbert) DCG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한국 가상화폐 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고 스트리미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자로 고팍스는 한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고팍스는 DCG의 자회사 ‘제네시스’(Genesis)와 독점적 지역 파트너십을 맺었다.

고팍스 관계자는 “DCG가 제네시스의 머니마켓 서비스를 고파이 형태로 제공하는데 지역독점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거래소의 네트워크 풀을 국내에선 고팍스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와 독점적 지역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고팍스가 처음이다. 제네시스는 암호화폐 장외거래 플랫폼(OTC) 업계 1위 기업으로 DCG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제네시스가 고팍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배경에는 ‘고파이’가 있다. 고파이는 거래하지 않는 가상자산을 일정 기간 예치하면, 만기시 원금과 이자 수익을 가상자산으로 돌려받는 일종의 신탁상품이다.

시세 차익과 이자 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고파이는 ‘큰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고파이의 누적 예치금은 5월 중순 기준 6억 달러(약 6700억원)를 넘어섰다.

고팍스 관계자는 "독점 제휴를 통해 합법적인 틀에서 투자자들에게 유의미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의 보수적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보안에서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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