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고민 많은' 메리츠증권, 사업다각화로 돌파구 찾는다
[비즈이슈] '고민 많은' 메리츠증권, 사업다각화로 돌파구 찾는다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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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PF 위축·배당 축소 등에 고민
- IB경쟁력 강화...사업다각화에 집중

메리츠증권이 최대 이익을 내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고민도 많다. 정부 규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또 메리츠증권은 배당을 줄이기로 해 투자자들로부터 원성도 샀다.

그러나 일시적인 어려움일 뿐 장기적으로는 성장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도전장을 내고,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려 한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 고민 많은 메리츠증권...정부 규제와 배당축소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진입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눈앞에 닥친 고비를 넘기려 한다. 당장 부동산PF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게 메리츠증권 입장에선 고민거리다.

정부가 증권사의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를 규제하고 있어서다. 메리츠증권은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도 받고 있다. 금감원은 부동산PF 보증부채 현황, 자산운용 적정성 여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를 통해 성장했던 만큼,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서둘러 우발부채 규모도 줄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집계를 보면, 메리츠증권의 2019년말 우발부채는 8조5328억원이었다.

그러나 1년 뒤인 2020년말에는 4조880억원으로 줄었다. 그리고 올해 1분기 기준 우발채무는 3조6970억원이다. 1년 사이에 우발부채 규모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데 이어 1분기 동안 10%가량 감소했다.

또 메리츠증권은 배당 축소 계획도 내놨다. 메리츠그룹주가 대표적인 배당주이기 때문에 투자자 사이에선 불만도 나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회사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배당을 줄이고 현금을 더 쌓으면 투자 여력을 키울 수도 있다. 1분기 말 기준 배당금 비용은 2227억원이었다. 그러나 배당을 축소하면 3분의 1 수준인 7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자료=나이스신용평가]

◆ 초대형 IB에 성큼...마곡 마이스PF 마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전부는 아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초대형IB 도전이다. 배당 축소도 초대형IB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최희문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하는 등 자기자본 확대를 통한 IB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IB에 초점을 맞춘 만큼 단기금융(발행어음)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크다.

초대형IB만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4조4814억원) 초대형IB 자격을 갖췄다. 발행어음업을 통해선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금융이나 부동산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최근에도 메리츠증권은 IB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금융주관사로서 2조5000억원 규모의 서울 마곡 마이스(MICE) PF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것이다.

이번 PF는 여의도 파크원 PF(2조1000억원)나 메리츠증권이 2015년 주관한 부산 해운대 엘씨티 PF(1조7000억원)를 넘어선 국내 증권업계 부동산PF 중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를 주관한 메리츠증권 투자금융팀 이승환 이사는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는 서울 서부권역에서 가장 높은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지닌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컨소시엄 대표사인 롯데건설의 전폭적인 지원과 부동산 PF 강자인 메리츠증권의 전사적인 역량을 결합해 PF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 트레이딩 부문 강화...수익성 지표도 양호

또 메리츠증권은 트레이딩 부문을 강화하며 수익원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메리츠증권의 별도기준 순영업수익 중 트레이딩 부문 비중은 2019년 21.4%에서 지난해 말 기준 36.3%까지 늘었다.

수익성 지표도 좋아지고 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694억원"이라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8%를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부동산 익스포저 수준을 관리하기 위해서 지난해 대출자산 및 관련 우발부채를 축소해왔다"며 "운용부문 확대 등 사업기반의 다변화를 추진하는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또 메리츠증권은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ROE 17.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0%대 ROE로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및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최초로 국내 물가연동 국채와 미국 물가 연동채(TIPS)를 각각 추종하는 ETN 4개 종목을 상장했다.

이어 다음 달 1일부터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양질의 투자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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