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승진 맛 안나" 불만 폭주...CJ ENM, 직원 사전 동의 없는 직급제 폐지 '후폭풍' 
[이슈] "승진 맛 안나" 불만 폭주...CJ ENM, 직원 사전 동의 없는 직급제 폐지 '후폭풍'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2.0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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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최근 내놓은 인사제도 혁신안에 대한 후폭풍이 거셉니다. 직원들이 사전 동의 없는 일방적인 직급제 폐지라며 크게 반발하고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회사는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고 능력 있는 직원들이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인사제도라는 입장인데요. 반면에 직원들은 오히려 승진 연차시 받을 수 있었던 여러 개의 프로모션을 박탈해버리면서 '승진 맛'을 잃게 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특히 직급제 폐지라는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면서 직원들에게 아무런 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 CJENM 사전 동의 없이 인사제도 개편...직원들 불만 팽배 보완책 요구

CJ ENM은 13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사제도 혁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직급과 승진, 정형화된 팀 운영 중심의 문화를 모두 수정했는데요.

직원 간의 호칭은 기존과 동일하게 '님'이지만 사내 인사체계에서 직급은 완전히 폐지되고, 대신 전 직원 주식보상제를 도입했습니다. 오로지 수행 직무와 역할로만 개인을 구분해 역량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이러한 조치를 두고 직장인 블라인드 앱 게시판에는 비판의 글들이 쏟아졌습니다. 직원 동의도 안 받은 단일 직급제 도입으로 승진 프로모션은 대부분 없어졌고, MZ세대를 위한다면서 가장 불리하게 개편됐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특히 사원, 대리, 과장으로 묶여있는 G직급을 팀장을 제외하고 단일화 시켜버림으로써 각 승진 연차시 받을 수 있었던 여러 개의 프로모션을 박탈해 버리면서도 직원들에게 아무런 귀띔이 없었던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게시판에는 "직급 통합, 직원 동의 왜 안 받나요?" "이런 것을 아무런 사전 동의나 이야기 없이 갑자기 발표해서 하루아침에 시행해 버리다니" "회사만 좋아진 척 이미지 메이킹 화가난다" "주식보상을 준다는데 연봉의 5%나 준다고 써놓고, 실상은 당장 안주고 2025년까지 다닐 때만 준다" "승진시험 준비했는데, 속상하다" 등의 불만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대해 CJ ENM은 "회사의 변화에 대해 직원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항이 있고, 아닌 사항이 있는데 BI플러스 제도의 경우 직원 동의가 필요한 인사제도가 아니어서 1월 1일부터 시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직급제 폐지는 3월 1일부터 들어가는 것이며, 각 팀에서 어떤 제도들이 어떻게 바뀔 것이다는 세부적인 설명의 시간을 갖고 설명하는 과정 중에서 직원 동의가 필요한 인사제도에 대해서는 직원 동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회사는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고, 회사자체가 유연하게 바뀌어 가는 과정 속에서 보상이나 이런 것들은 틈틈이 메워서 불이익이 가지 않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전문가들 "성과중심주의 안착시키려면 수시평가로 적절보상해야"

이처럼 직급 장벽을 허물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 확립에 나서는 것은 서열 중심의 기업문화는 실력 있는 직원들이 역량을 100% 발휘하기 힘든 구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최근 많은 기업들이 수평적 조직 구조의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직급별 승진연한 폐지, 직급표기 삭제 등 '미래 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고, LG그룹도 주요 계열사 직원들의 직급 체계를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5단계에서 사원-선임-책임 3단계로 바꾼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직급체계를 없앤다고 효율성이 커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2010년에 직급제를 폐지했으나, 임금인상률이 낮아져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자 2014년에 직급제로 회귀한 KT 경우가 바로 단적인 사례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직급제 폐지를 통한 성과중심주의가 긍정적인 기업 문화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직원들에 사기를 진작시켜줄만한 성과에 따른 비례 보상을 수시로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성과 중심, 직급 폐지 등의 변화는 불가피 하다"면서 "정확한 성과급 계산, 유연한 조직문화, 수평적인 조직으로의 전환이 만들어지면 지금 이런 과도기적 문제들은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직급을 없애버림으로써 성취감이나 보상의 기회를 잃었다는 직원들에게는 사기진작 차원에서 그때 그때 평가를 통해 성과에 비례하게 보상을 하는 것이 동시에 병행됐을 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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