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C 2023] "블록체인으로 식물이력관리 한다"…멸종 위기 식물 보호에 ‘앞장’
[UDC 2023] "블록체인으로 식물이력관리 한다"…멸종 위기 식물 보호에 ‘앞장’
  • 김부원
  • 승인 2023.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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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람다256이 도입한 '블록체인 기반 식물이력정보관리 시스템'이 시드뱅크의 종자 상태와 이동 경로를 블록체인에 기입해 투명한 이력 정보를 공유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3'에서도 관련 시스템이 주목받았습니다. 

23일 두나무에 따르면 'UDC 2023'에서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과 변영건 람다256 부장이 연사로 나서 '식물이력의 블록체인화'를 위한 실사례를 공유했습니다. 또 이들은 식물 다양성 보전 사회적 가치를 위해 블록체인이 공공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소개했습니다. 

◆ 생물다양성 보존의 열쇠 ‘시드뱅크’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은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자생식물 종자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시드뱅크(Seed Bank, 종자은행)’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구저장시설인 시드볼트(Seed Vault, 종자금고)와 달리 시드뱅크에 저장된 종자는 연구나 증식을 위해 수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자의 세부 정보를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식물의 방대한 라이프 사이클을 일일이 추적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나의 종자는 식물로 성장해 대규모 증식을 합니다. 하지만 기업, 임·농가, 연구기관 등에 분양돼 연구에 활용되는 등 다양한 경로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식물의 이력정보는 위ㆍ변조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져 ‘정보 투명성 확보’와 ‘데이터 신뢰성’ 확보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은 "신뢰성을 가진 식물이력정보는 식물 유전 자원 보존의 첫걸음"이라며 정확한 식물이력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 식물이력 블록체인화 '데이터 투명성↑'

한수정은 데이터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란 난제를 해결할 힌트를 '블록체인' 기술에서 찾았습니다. 각 단계별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데이터 조작을 방지할 수 있고, 대중에게도 공개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공공분야에서는 이미 농림축산식품부의 ‘축산물이력관리 시스템’과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 등 투명한 이력관리 시스템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한수정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은 초기부터 예상치 못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공공기관 특성상 내·외부 망이 분리된 구조이고, 예산상 제약이 있어 전용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을 구성하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박진성 실장은 "두나무와 람다256을 만나며 BaaS(서비스형 블록체인)로도 프라이빗하게 블록체인 구성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두나무와 한수정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식물이력정보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시범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민간 클라우드에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고, 람다256의 친환경 블록체인 루니버스 BaaS를 활용해 '식물이력의 블록체인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종자 고유성 강조하는 식물 ID ‘시드 바운드 토큰’

시범사업을 통해 나타나는 식물이력관리는 종자 관련 각종 데이터를 나타내는 ‘뱅크시드NFT'와 ‘분양시드NFT'라는 개념이 중요한 요소로 사용됩니다. 종자가 시드뱅크에 저장되기 전까지는 레거시 시스템(기존 시스템)에서 관리되다 시드뱅크에 저장되는 순간 ‘뱅크시드NFT’를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뱅크시드NFT에는 종자의 뱅크관리ID, 과명, 속명, 관리기관, 발아율 등 주요한 메타데이터가 선별돼 기록됩니다. 이후 종자가 분양되면 ‘분양시드NFT'를 발행, 분양 이력이 블록체인으로 관리됩니다. 두나무는 이처럼 종자에 연결된 모든 식물이력을 ‘시드 바운드 토큰(SBT)’이란 최초의 개념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의 ‘소울 바운드 토큰’이 신원을 나타내 타인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 식물의 고유성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종자가 식물원, 연구소 등으로 이동하더라도 그 고유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소유자와 관계없이 연결 정보가 바뀌지 않는다는 게 핵심입니다.

일종의 '식물 ID'를 부여하는 셈입니다. 박진성 실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기존 레거시 시스템에서 표현이 어려웠던 족보와도 같은 거미줄 형태의 종자와 식물의 이력 관리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수정은 향후 종자 정보를 국민 누구나 조회할 수 있도록 '이력 조회 스캔 시스템’을 오픈해 자생 식물 종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일 방침입니다. 또 흩어져 있던 식물 종자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합하고 식물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해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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