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해외 주요국 한국의 예술형 주화 잠재력 높이 평가

2024 세계화폐박람회 참관·오스트리아 등 예술형주화 선도국 현지 교류…전통·혁신 모두 갖춘 경제·문화 강국인 한국의 예술형주화 잠재력 높아
단순·간결하고 지속 가능한 주제 선정·발행량 제한으로 희소성 제고 조언…예술형주화 세미나와 학술 연구용역 등 국내 도입 위해 지속연구 예정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오른쪽)과 마리아엘리자베스 스페인 조폐국 대표가 환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대전=팍스경제TV] 한국조폐공사(이하 공사)는 예술형 주화의 국내 도입 연구 일환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4 세계화폐박람회(World Money Fair, 2~4일)에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참가해 예술형 주화를 국가 주요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킨 영국, 캐나다 등과 만남을 가졌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예술형 주화(Bullion Coin)는 액면금액이 표시된 법정주화로서 일반적인 동전과 달리 금, 은 등 귀금속을 소재로 발행되는 화폐입니다.

지난 1974년부터 매년 1~2월에 열리고 있는 World Money Fair(WMF)는 중앙은행과 조폐기관을 비롯한 귀금속 정·제련, 기계 설비, 금융·유통사 등 전 세계 45개국, 300여개 업체, 총 1만5000여 명이 참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화폐 문화산업 박람회입니다.

공사는 3일간의 독일 WMF 참관 후 지난 1989년부터 35년 동안 예술형 주화 시장을 선도해 온 오스트리아와 가장 최근인 2021년부터 예술형 주화를 도입한 스페인 조폐국을 직접 방문해 예술형 주화를 문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두 나라를 벤치마킹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주요 조폐국과의 면담에서 대부분의 주요국은 예술형 주화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물을 통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연간 발행량의 약 40%를 수출하는 등 수출 활성화와 문화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인 조폐국은 특히 "예술형 주화를 통해 역사와 국가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정부, 중앙은행, 조폐국 모두의 선택이 아닌 의무"라며 "전 세계에 자국을 알릴 수 있는 뛰어난 홍보수단"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캐나다 조폐국은 예술형 주화로 인해 "디자인, 생산, 유통까지 다양한 문화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각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예술형 주화를 통한 국가 경제 기여도를 강조했습니다.

한편, 최근에서야 예술형 주화를 도입한 스페인 조폐국 관계자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가진 강점이 있음에도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지 않아 자국민들이 미국 이글, 캐나다 메이플 등 외국의 예술형 주화를 역수입하고 있었던 안타까운 현실도 발행 배경에 한 몫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주요국은 한국의 예술형 주화 도입에 대해 전반적인 기대감을 나타내며 진심 어린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영국 조폐국은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기존 시장 구조를 설명하면서 "한국에서 예술형 주화가 발행된다면 아시아 주화라는 희소성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캐나다 조폐국은 "아시아에서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등장하면 전세계 예술형 주화 시장 규모 역시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며 한국 예술형 주화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어 예술형 주화의 디자인 테마로는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단순하고 간결하며 지속 가능한 주제를 선정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조폐국 B2B사업이사 클라우스 피셔가 한국조폐공사 관계자에게 예술형 주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이와 함께 오스트리아 조폐국은 "한국은 전통(Tradition)과 혁신(Innovation)을 모두 갖춘 것이 강점"이라며 "이를 예술형 주화에 잘 녹여내 주기를 기대한다"며 한국 예술형 주화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편, 스페인 조폐국은 자국의 예시를 들며 "세계인에게 익숙한 동물을 메인 테마로 선정하고 위조방지기술 등 차별화된 요소를 가미하며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발행량을 제한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조폐국은 "한국은 예술형 주화 발행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미 갖고 있다"며 "전 세계가 현재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좋아하고 있다는 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점"이라며 "경제적으로도 신뢰도가 높아 한국 주화에 대한 글로벌 수요층이 탄탄할ﾠ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이어 "예술형 주화는 해외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 수출을 활성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국 교민들에게도 한국이라는 뿌리의 연결 고리가 돼 줄 것"이라고도 조언했습니다.

성창훈 조폐공사장은 "이번 WMF 참가와 주요 예술형 주화 선도국과의 현지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 예술형 주화의 글로벌 시장 수요와 기대감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특히, 700만 우리 해외 동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나라에서 먼저 언급했을 때 가슴 뭉클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공사는 이번 교류 등을 통해 조사된 해외 사례를 토대로, 한국 도입 시 유의 사항과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오는 3월 중 세미나를 열 계획이며 7월까지 학술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예술형 주화 국내 도입을 위한 연구를 계속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박희송 기자 heesking@naver.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