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다 내고도 역차별 받는 네이버
세금 다 내고도 역차별 받는 네이버
  • 승인 2017.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팍스경제TV 이상훈 기자]



(앵커) 구글과 네이버의 대결이 이번 국감에서 불거진 문제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국감이 끝난 지 한참 됐는데 되려 논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이 상황은 좀 복잡합니다. 단순히 구글과 네이버의 다툼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IT 강국이라는 이름 하에 성장해 온 국내 기업들이 정부의 규제로 인해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부분이 있고, 정작 외국 기업들은 그러한 규제로부터 자유로웠다는 점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점이 포인트입니다.
날짜별로 사건을 정리해 보면, 지난달 3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발언에 대해 구글이 이달 2일 공식 반박을 했고, 다시 네이버가 9일 재반박을 한 것인데요.
이렇게 양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네이버가 각종 규제들에 묶여 있는 것과 달리, 구글은 그러한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런 문제들이 구글코리아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요? 구글코리아를 포함해 유한회사로 등록된 애플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모두 매출공개 의무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이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저희 취재기사가 말했듯이 네이버는 2016년 연결기준으로 국내에서 2조59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746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구체적인 세금 납부 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수천억원을 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코리아, 그리고 조 단위의 매출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코리아와 구글코리아는 모두 국내에서의 매출액이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용과 세금 등에서 훨씬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이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게 당연합니다.



(앵커) 네이버가 제기한 또 다른 문제점으로 망사용료 논란도 있습니다.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 대가인데, 인터넷 기업으로서는 이게 당연히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왜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예. 우리들이 웹 서핑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면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콘텐츠를 소비할 때도 데이터가 나가지만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때도 데이터가 나가는 거죠.
가정에서 인터넷 사용료를 내듯 기업도 통신망을 통신업체로부터 임대해 사용하게 되며 이 때 내는 비용이 망사용료입니다.
문제는 구글은 이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네이버만 낸다는 겁니다. 지난해 네이버가 지불한 망 사용료만 734억원에 달합니다.
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의 올해 9월 국내 동영상 시간 점유율을 살펴보면, 유튜브가 72.8%에 달합니다.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가 2.7%에 불과하니 자그마치 27배나 더 많은 시청시간을 보유하고 있는데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건 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세금 문제는 주식회사와 유한회사의 특성 차이라고 보더라도 망사용료는 기업에 따라 달라질 순 없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구글에 망사용료를 요청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글로벌 정산 시스템 문제가 있습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외국 기업들이 국내에는 데이터센터를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죠.
결국 유튜브에 접속해 동영상을 보려면 해외 서버로 접속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해외 현지에서 트래픽이 발생해 국내 통신업체들이 해외 통신업체들에게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사용자가 많은 페이스북과 유튜브로의 접속을 차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요.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내에서 외국 서버에 접속하면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고 정산비용도 늘어나게 됩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은 결국 접속속도 저하를 막기 위해 국내에 캐시 서버를 두고 외국과 한국 간 데이터 전송속도, 전송량을 개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같은 서비스를 하는데도 네이버는 통신사에 망사용료를 다 내고, 매출공개도 다 하고, 세금도 많이 내고 있지만 정작 제재와 규제는 더 많으니 억울할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 계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 회사니 매출 공개를 제대로 안 하고 있고, 카카오톡처럼 경찰의 압수수색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무엇보다 공정위나 방통위 같은 규제기관들도 현행법상 뾰족한 수가 없으니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외국 기업은 놔두고 국내 기업에게만 규제를 내밀며 철퇴를 보내는 상황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부분이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훈 기자 party@paxetv.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