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재시동…새 주인 찾을까?
대우건설 매각 재시동…새 주인 찾을까?
  • 오진석
  • 승인 2017.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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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승자의 저주, 대우건설 매각 본격화
人터뷰 :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앵커)

현재 매각 작업에 들어간 대우 건설이 새주인 찾기를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

각각 매각 주관사와 자문사를 선정했는데요.

주택 사업부문에서 선정하며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인터뷰는 승자의 저주로 유명한 대우건설 관련 매각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CEO스코어의 박주근 대표와 함께 합니다.

 

(앵커) 승자의 저주로 유명한 대우건설이 매각을 통한 주인 찾기 나서고 있습니다. 승자의 저주라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주근) 건설사 M&A가 그룹의 운명을 바꾼 사례중 가장 큰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것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였습니다.

2006년 11월15일 오후,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대우건설 주식 72%를 금호아시아나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직후였는데요.

매각대금은 6조4255억원. 국내 일반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 딜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각, 이들보다 속으로 더 크게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캠코와 함께 이번 매각작업에 관여했던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간부들이었습니다. 지지부진한 공적자금 회수율 때문에 고민하던 차에, 70%가 넘는 대량지분을 프리미엄을 얹어 처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진짜 샴페인은 정부가 터뜨리고 있었던 거죠.

당시 대우건설은 종합시공능력 평가 1위 기업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인재사관학교'로 평가 받았고요.

대우그룹 해체 등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위기관리 능력을 키운 임원들이 많았고, 석박사 및 기술사 건축사 자격증 보유인력이 전체 임직원의 20% 이를 정도로 맨파워가 우수했습니다다.
 

(앵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은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박주근) 무리한 인수방식 때문에 큰 탈이 났습니다. 대우건설 인수자금의 대부분은 외부차입으로 조달됐는데요. 

그룹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떠안기로 한 인수대금 2조9000억원의 대부분을 금융회사들로부터 빌렸습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금액도 상당했고, 한 마디로 전부가 빚이었습니다.
 
나머지 3조5000여 억원은 연기금과 투자회사(사모펀드) 등 이른바 재무적투자자(FI)들을 동원해 해결했는데요. 

이들은 대우건설 주식을 인수한 뒤 의결권을 금호아시아나에 위임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신 3년 뒤 FI들이 보유한 주식을 주당 3만4000원의 가격으로 되사주기로 약속했죠. 이른바 풋백옵션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금호아시아나와 FI들은 당시 1만5000원 정도에 시장에서 거래되던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2만6200원에 인수했습니다. 70%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고요.

금호아시아나는 더 나아가 2009년 12월 FI 소유 주식에 대해 주당 3만4000원에 재매입하겠다는 옵션계약까지 했습니다.

인수 당시 시장가격 대비로는 2배가 넘는 가격이고, 최초 인수가격보다는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었습니다.  

 

(앵커) 프리미엄까지 붙여서 인수했는데, 결과는 좋지가 않았지요?

(박주근) 네, 대우건설 주가는 오르기는 커녕 하락일로였습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1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옵션보장 가격까지 회복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죠. FI 주식 재매입에는 4조원 이상, 당시 주가와의 차액만 일단 지급한다 해도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됐습니다.

유동성 위기로 그룹의 전반적 재무상태는 더 악화돼 갔고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뿐 아니라 대한통운까지 토해내야 하는 처지로 몰렸는데요.

이 와중에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경영책임을 둘러싼 분쟁까지 일어나 그룹이 쪼개진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앵커) 만약이란건 없지만, 대우건설 인수 뒤 건설경기가 빠른 속도로 침체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요?

(박주근) 그랬다면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맞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대우건설 인수 당시부터 금호아시아나의 현금흐름은 양호한 수준이 아니었고, 부채 또한 과다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입니다.
 
예컨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2005년~2006년까지 각각 1조4000억원과 5200억원의 자금을 부채로 조달했는데, 이 두 해 동안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합계가 각각 770억원과 1000억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한 겁니다.

M&A를 하면서 과다한 차입을 일으키거나 FI들을 동원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말이죠.
 
일반적으로 주식이 잘 분산된 기업의 경우 30% 정도의 지분만으로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요.

대우건설의 경우 40%~50%의 지분만 확보해도 될 것을 금호아시아나는 72%나 되는 정부 지분 전량을 떠안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수자금 마련에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가 입은 상처는, 무리한 M&A의 후유증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한국 재계가 간접 체험토록 하는 '타산지석'이 됐습니다.


 

(앵커) 대우건설 매각이 작년 10월에도 추진된 바 있습니다. 이번 매각에는 성공할까요, 국내외 업체들의 관심은 어떻습니까?

(박주근) 네. KDB산업은행이 인수한 지 6년 만인 2016.10월에 2017년 초에 대우건설 (8,190원 상승170 2.1%)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이후 여의치 않아 현재 매각이 연기된 상태이며 9월에 매각을 돌입한다는 입장입니다. 

산은은 이르면 8월 매각 주간사 선정을 거쳐 9월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매각 주간사는 해외 매수 가능성을 고려해 외국계 투자은행(IB)과 국내 증권사, 회계법인 등 복수의 업체를 선정할 예정인데요.

매각 주간사가 선정되면 지난 3월 대우건설 인수 의지를 나타냈던 중동, 인도 자금의 매수 진정성이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이 해외 플랜트 부문의 원가율이 주요 건설사 중 두 번째로 높고 국내 주택 사업이 2018년 이후 입주 시기가 한꺼번에 돌아오면서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국내외 개별 사업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시장의 우려보다 단기적인 위험 요소는 훨씬 적다”면서 “해외 수주를 크게 줄였고 국내 분양 사업도 미분양 가능성이 낮은 수도권 위주”라고 설명했습니다. 매각 실패도 대비하고 있는데요 .

산은은 맥킨지의 경영 컨설팅을 통해 매각실패 시 대우건설의 재편을 위한 밑그림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기업 매각 관련 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기업이 또 있습니다. 중국 기업 더블스타에 매각될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의 사례 소개해주시죠?

(박주근) 역시 금호그룹 이야기입니다. 최근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요구한 상표권 사용조건을 수용하기로 최종결정하면서 국내 2위의 타이어 업체가 중국 자본의 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지난 28일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던 ‘상표권 사용 요율은 매출액의 0.5%로 하고 사용 기간은 20년으로 한다’는 조건을 채권단이 받아들이기로 한 건데요.

채권단은 박 회장의 안을 받아들이면서 인수자인 중국 국영기업 ‘더블스타’가 요구한 조건의 차액을 매년 금호타이어에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타이어 업계가 현재 중국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죠?

(박주근) 현재 세계 타이어 업계는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을 시장점유율과 매출액 규모 면에서 장악한 상위 20개 업체중 4곳이 중국 업체죠.

중국 국영기업인 켐차이나(중국화학)는 지난 2015년 세계 타이어 판매량 4위인 피렐리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판매망을 손에 넣었습니다.

피렐리는 이탈리아의 기업으로 F1 경주의 타이어를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고요. 켐차이나와 피렐레의 기술력 차이는 ‘하늘과 땅’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켐차이나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국영기업인 ‘더블스타(靑島雙星, 칭다오쌍슁)’의 한국 금호타이어 인수 역시 하위권 업체가 상위권 업체를 인수하는 모양새입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2015년 매출 기준으로 중국 내 타이어 판매 1위, 세계 10위 업체로 도약합니다.

더블스타는 중국내 타이어 업계 11위, 세계 34위 수준이었고요.

중국 정부는 시시각각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윤’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점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그에 따른 전략적 M&A로 분석됩니다.

당연하게도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로 구성원들의 반발은 거셉니다. 지난 7월 초 임원들이 기술 유출 등의 이유를 들며 “매각 시 전원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데 이어 금호타이어를 판매하는 점주들이 “매각은 죽음”이라며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추진하는 채권단의 움직임을 비판해 왔습니다.

 

(앵커) 앞선 사례에서 보듯이 해외기업 매각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요?

(박주근)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 과정을 보면 우려되는 부분의 단면을 볼 수 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1960년 출발해 57년 동안 광주·전남지역과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규모나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금호타이어보다 뒤쳐져 있으므로 매각되면 브랜드 가치 저하로 인한 매출감소와 협력업체 경영 악화로 지역경제가 침체할 것입니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해외자산을 확보, 기술력 확보 이후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비싼 국내 공장을 고사시키는 이른바 ‘먹튀’의 우려가 큽니다. 

(앵커) 해외기업의 일명 '먹튀 논란', 대표 사례 쌍용차의 상하이자동차 매각 사례는 어땠나요?

(박주근)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2004년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경유값이 치솟기 시작한 해였습니다.

경유를 사용하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이죠.

대형 세단인 ‘체어맨’을 제외한 전 차종이 경유 차량인 쌍용차로서는 어느 정도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했습니다.

그러나 쌍용차의 경영실적은 ‘상식 이하’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인수 직전인 2003년 5890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이 2004년엔 114억원으로 줄더니 2005년엔 1034억원 적자, 2006년엔 1960억원 적자를 냈죠.

2008년에는 유동성 위기에 몰리며 임금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는 실정이 됐구요다.

시민단체들은 쌍용차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몰릴 때까지 상하이차가 사실상 위기를 조장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기획파산설’인데요, 근거가 있는거죠. 

 당시 자동차업계에서는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사용가능한 현금 유통을 봉쇄시켜 쌍용차를 고의적으로 파산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습니다.

쌍용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리기보다는 쌍용차의 기술이 탐났다는 것입니다. 

쌍용차 노조는 2006년 8월 기자회견을 통해 “상하이차가 기술이전 등의 명목으로 ‘카이런’의 핵심 기술자와 설계도면 등을 중국으로 빼돌렸다”며

기술 유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2009년 2월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승인하면서 상하이차는 쌍용차로부터 손을 떼는 데 성공했고요.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당시 투입했던 5900억원을 날리게 됐지만 가져간 기술의 가치를 따지면 남는 장사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 기사는  8월 1일 팍스경제TV '알아야 바꾼다 뉴스레이더'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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