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삼성 따라하기' 50대 세대교체…올바른 선택인가?
재계 '삼성 따라하기' 50대 세대교체…올바른 선택인가?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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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너부재 상태…일종의 문책성 인사”
CJ·코오롱, 큰 이슈 없이 ‘삼성 따라하기’
삼성 세대교체, 이재용 복귀시점 ‘옥석구별’
“삼성 세대교체 따라하다 큰 낭패 가능”

[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요즘 재계는 인사시즌입니다.

재계1위 삼성을 비롯해, 각 그룹별 인사의 특징을 보면 ‘세대교체’가 눈에 띕니다.

특히, 50대 CEO들의 전진배치인데요. 

이 같은 선택을 두고, 우리 기업들이 뭔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해서 보도국 이형진 부국장과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코오롱 본사/출처:코오롱
코오롱 본사/출처:코오롱

앵커> 지난 주 대규모 인사가 난 코오롱 그룹도 그렇고, CJ그룹도 그렇고, 키워드는 50대 전진배치였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올해 만 53세인 코오롱 전략기획실장 유석진부사장이 ㈜코오롱 신임 대표이사를 맡아 지주회사를 이끌게 됐고요.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에는 50대 초반의 코오롱 사업관리실장 김영범 부사장으로,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맡게 된 윤영민 부사장도 50대 초반입니다.

앵커> CJ그룹도 50대 CEO들이 약진했다고요?

기자> 코오롱과는 조금 결이 다르지만, CJ도 키워드는 50대 기수들의 전진배치였습니다. 

CJ제일제당 신임대표이사에 만 56세인 신현재 사장을, CJ주식회사 공동대표이사에 만 52세 김홍기 총괄부사장을 각각 승진 임명했죠.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한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와 손관수 CJ대한통운 공동대표이사,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이사도 전부 50대입니다. 

앵커> 삼성발 1958년 2선 후퇴 기조가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봐야겠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삼성과 CJ, 코오롱은 정기 인사의 목적이나 목표에 대한 결이 좀 다릅니다.

앵커> 그게 무슨 얘깁니까?

기자> 삼성그룹은 실질적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혐의로 수감돼 있는 상태고요. 

CJ나 코오롱은 그렇지 않죠. 

다시 말해, 이번 삼성인사는 ‘오너부재 옥중경영’이라는 사상초유의 상황에 편승해서, 전체 물갈이, 일종의 문책성 인사가 이뤄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를 제외하고는 큰 잡음 없이 인사가 이뤄진 겁니다. 

그런데, CJ그룹이나 코오롱은 큰 이슈가 없는 상태에서 세대교체를 단행한 겁니다.

앵커> 듣기에 따라서, CJ그룹이나 코오롱그룹이 엉뚱하게 따라했다, 이런 얘기로도 들립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CJ그룹은 2020 그레이트CJ라는 매출 100조 영업이익 10조라는 목표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 목표달성을 위해 기존 CEO들에게 더 시간을 줬어야 합니다. 

만일, 이번에 전진배치된 인력들이 그 목표를 달성 못하면, 또 더 아래 인력들을 끌어올릴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는 거죠.

외려, 고참급 CEO들이 버텨주면서 신진 세력이 그 자리를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는 거죠.

뭐, CJ그룹의 현 상황은 2020그레이트CJ를 달성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아래, 조기 세대교체를 했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신상필벌도 아니고 출생년도 기준으로 2선 후퇴를 결정한 것은 원칙없는 무리한 인사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웅렬 회장이 이끄는 코오롱그룹의 세대교체도 생뚱맞은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 역성장 우려가 있는 만큼, 조직 안정에 더 방점을 찍어야지,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을 흔들 이유가 별로 없거든요. 

성장이 지체되고 있는 코오롱그룹도 다른 의도를 가진 삼성그룹 인사를 보고 따라하면서 엉뚱한 인사를 했다. 이렇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삼성은 대체 어떻게 인사를 한 겁니까? 일단 주력사업장인 삼성전자만 인사가 완료됐는데 말이죠. 

기자> 이미 아시다시피, 삼성은 1958년 이전 출생자들을 일률적으로 경영자 라인에서 뒤로 뺐습니다. 

하지만, 전진배치한 인력들이 신진세력들과 이재용 부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이들이 이재용 부회장이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2년 혹은 2년 뒤까지 실적을 올려야 하고요. 그 속에서 옥석을 골라내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완벽한 이재용 체제에서 일할 사람과 일하지 못할 사람이 테스트를 받습니다. 

앵커> 그럼 그 분들도 사생결단으로 실적을 올려야겠네요?

기자> 정확히 보셨습니다. 

삼성의 경우, 더 재밌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인사들은 이번 인사에서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얘기는 실적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기간동안 실적경쟁의 위험에서 빼준 것이죠. 

그런 저간의 사정이 있는 삼성 인사를 다른 기업들이 무턱대고 따라하고 있다, 이렇게 설명드릴 수 있고요.

자칫하면, 세대교체라는 키워드를 잘못 따라할 경우,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이 같은 분석이 가능합니다. 

앵커> 이어질 대기업 연말인사, 지켜볼 필요가 있겠군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형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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