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국판 양적완화' 시동…첫 입찰서 5조2천500억원 공급
한은 '한국판 양적완화' 시동…첫 입찰서 5조2천500억원 공급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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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무제한 돈 풀기'를 시작했다. 2일 첫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을 실시했는데 총 5조2천500억원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날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을 실시한 결과 5조2천500억원이 응찰했다면서 이 금액 모두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만기는 91일이며 금리는 기준금리(연 0.75%)와 유사한 연 0.78%로 결정됐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주고 되사는 채권이다. 사실상 채권을 담보 맡기고 현금을 빌리는 것으로, 한은이 공개시장 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일정 금리 수준에서 시장의 자금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RP 매입 제도를 3개월간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무제한 RP 매입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전례 없는 조치다. 한은이 한도 없이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면에서 사실상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은이 RP 매입 모집금리 수준을 기준금리보다 낮게 설정하고 금융사들의 금리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RP 매입금리를 기준금리보다 낮게 책정하면 금융기관의 금리차액거래 수단으로 전용돼 응찰 규모가 필요 이상으로 과다해질 우려가 있다"며 "모집금리를 기준금리보다 낮게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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