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권광석 우리은행장, 소비자 최우선 ‘제로베이스 혁신’ 시동
[CEO돋보기] 권광석 우리은행장, 소비자 최우선 ‘제로베이스 혁신’ 시동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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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제공=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했던 소비자 보호와 혁신 강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행보를 보면 진정성이 두드러진다.

우리은행은 현재 DLF 배상대상 고객 661명 중 620명과 합의를 마쳤다. 배상비율은 총 94%에 달한다. 그리고 이달부터 불완전판매 시 투자 원금을 전액 돌려주는 리콜제를 전 영업점에서 시행했다.

고객 중심의 성과평가제도(KPI) 전면 개편은 실시한 지 오래다. 고객 어려움 극복에 함께 하겠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 노력도 5대 은행권 중 선두자리로 올라섰다.

최근 시중은행 최초로 완전 복장 자율화를 시행한 점도 눈에 띈다. 기존 제도와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개선하자는 권 행장의 ‘제로베이스 혁신’ 철학이 배경이다.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 진정한 혁신 은행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게 권 행장의 포부다.

◆ 금융투자상품 리콜 서비스 도입…“불완전판매 원천 봉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일부터 금융투자상품 리콜 서비스 시행에 돌입했다. 국내 시중은행 중 리콜제를 시행하는 곳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뿐이다.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 투자 위험성과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을 경우 은행이 투자 원금을 전액 돌려주는 것이 골자다.

즉,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 제품의 결함이 발견됐을 때 해당 상품을 생산자가 다시 수거해가는 소비자 보호 제도인 리콜을 금융상품에 도입한 것이다. 전 영업점에서 가입한 펀드와 특정금전신탁 상품이 대상이다.

신청기한은 설정일을 포함한 15일 이내다. 고객이 상품 가입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기간 내 우리은행 인터넷뱅킹이나 콜센터를 통해 민원을 접수하면 된다.

단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한 상품은 제외된다. 이후 우리은행이 고객과 판매 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 심사해 투자 원금 반환 여부를 결정한다.

불완전판매 사실 확인 시 우리은행은 투자원금에 해당 기간 발생한 손실금까지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이 리콜 서비스를 도입한 데에는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권 행장의 의지가 컸다.

지난해 대규모 원금 손실로 드러난 주요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미다.

권 행장은 해당 서비스 도입으로 상품 판매 과정에서 직원들의 자체 경쟁력 제고를 꾀한다. 무엇보다 고객과의 신뢰 강화가 최우선 목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투자상품 리콜 서비스는 권 행장께서 은행 내 소비자 보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한 조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현 행장의 고객 보호 의지가 각별한 만큼 신뢰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 DLF 배상비율 94% 완료 · 코로나19 지원 선두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권 행장의 진정성은 이전에도 여실 없이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3일 기준 현재 DLF 배상대상 고객 661명 중 620명과 합의를 마쳤다. 배상비율은 총 94%에 달한다.

올해 1월 중순부터 DLF 자율배상이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대부분의 배상이 완료된 것이다. 늦어도 올해 내에는 전체 배상이 완료될 전망이다.

이어 제도와 시스템도 고객 입장에서 재점검했다. 외형 위주의 영업을 탈피하고 고객 중심의 금융사로 재정비하기 위해 성과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했다.

우리은행이 KPI를 손 본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우선 기존 24개 평가지표를 10개로 대폭 축소해 영업점 부담을 덜었고,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영업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이어 KPI 내 소비자 보호 항목을 추가하고 고객 수익률, 고객 케어 등 고객 지표의 배점을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고객 중심 영업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한 것이다.

가장 비중이 큰 수익성 지표 부분은 종전에 별도로 운영했던 비이자이익 지표를 폐지하고 위험조정이익(RAR)으로 단일화했다. KPI 목표도 반기에서 연간기준으로 부여했다.

단기실적보다는 꾸준한 고객기반 확대가 더 우대받는 방향으로 개선한 것이다. 올해 초에는 고객 중심의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우리은행은 기존 소비자브랜드그룹을 금융소비자보호그룹과 홍보브랜드그룹으로 재편했다. 신설되는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은 은행장 직속의 독립 조직으로 구축해 고객 보호 업무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고객 보호를 최우선시하겠다는 권 행장의 방침은 코로나19 지원에서도 빛을 발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국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코로나19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 재원을 가장 빨리 소진할 전망이다.

2일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코로나19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 실적은 4547억원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전체 실적의 30%를 훌쩍 넘어섰다.

권 행장이 전국 영업점에 소상공인 지원을 적극 독려한 영향이 컸다. 그는 영업점 직원들의 KPI에 코로나19 관련 상품에 대한 우대점수를 부여했다.

0.1~0.2점으로 순위가 갈리는 KPI에 코로나19 대출 지원을 엮음으로써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적인 응대와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의 행보는 금융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역사회와 의료진, 전통시장과 소외계층 등에 금융·비금융 지원을 아낌없이 마련해 사각지대 없는 생활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의 코로나19 극복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제공=우리은행)

◆ 복장 자율화 시행 · 디지털 역량 강화…“체계 혁신 가시화”

권 행장이 은행의 수장을 맡으면서 가시화된 점은 또 있다. 바로 체계 혁신이다. 권 행장은 이달부터 국내 전 직원의 복장 자율화를 시행한다고 선언했다.

정장이 아닌 완전한 복장 자율화는 시중은행 중 최초 사례다. 보다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형성해 혁신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권 행장의 의지다.

은행이라고 하면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고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자율과 책임의 원칙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직원은 개성과 자율성을 토대로 본인이 원하는 복장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 단 은행업의 특성상 고객 응대에 적합한 복장,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단정한 복장 착용 등을 권장한다.

이번 복장 자율화는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개선하자는 권 행장의 ‘제로베이스 혁신’의 일환이다. 권 행장의 혁신 행보는 단순한 복장의 자유에서 끝나지 않는다.

언택트 시대로 대변되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시대 흐름에 속도를 맞추자는 첫발이다. 디지털금융 등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권 행장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권 행장은 올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손을 맞잡고 미래 동력 강화의 닻을 올린다. 손 회장은 올해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해 그룹의 디지털 금융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에 권 행장도 디지털 핵심 기관인 디지털혁신총괄 조직의 총괄장을 맡아 힘을 보탠다. 올해 우선 우리WON뱅킹 경쟁력을 강화한다.

속도, 편의성, UI/UX 개선 등을 주축으로 한 앱 고도화를 추진해 언택트 금융 시대 도래에 따른 비대면 채널 역량 극대화를 꾀한다.

이어 오픈뱅킹 서비스와 금융거래 커버리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디지털 자산관리 고도화도 추진한다. 또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애주기 은퇴 설계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모든 연령대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ICT 기업과 연계한 AI 전문가 양성 과정에 직원을 파견해 근본적인 디지털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그룹사 전체의 시너지도 강화한다. 손 회장은 앞서 빠르고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내 핀테크 기업 인수가 신속히 이루어진다면 우리은행은 협업 기회를 넓혀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큰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전까지 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추진해 외부 협력을 강화한다. 이어 디지털 혁신 10대 과제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로 전례 없는 미래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권 행장께서는 체계 혁신과 소비자 신뢰 회복에 방점을 두고 내부 제도와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행보에 주력하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임 시부터 강조해오신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계시기 때문에 당분간은 해당 경영 방침이 최우선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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