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신기술 개발, 경쟁력 강화 모색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발 공급과잉, 수요 부진, ‘트럼프 리스크’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포항제철소 제1제강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46년 여간 가동해온 1선재공장도 문을 닫았습니다. 현대제철의 포항제2공장은 가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 밀어내기에 손들고 있는 겁니다.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국내 수요도 부진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강화 움직임도 대미 철강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악재입니다. 철강업계는 혁신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다변화 등으로 삼중고를 딛고 업황을 개선해 나갈 방침입니다.
◆ 해외 거점, 중국 대신 인도로 눈 돌려
국내 철강업계는 해외 사업 거점을 중국에서 14억 인구의 성장 시장인 인도로 옮기고 있습니다. 중국 내 공급 과잉이 심화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중국 베이징과 충칭 법인을 매각했으며 포스코 역시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 적자폭은 2022년 773억원에서 지난해 1698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철강업체들은 중국 대신 수요가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WSD)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약 7%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지난 11월 리포트를 통해 "인구 증가와 도시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건설과 인프라에 대한 인도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인도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1억4000억톤으로 세계 2위"라며 "인도가 중국 1990년대 초반 철강재 인당 소비량과 비슷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20년간 인도 조강 생산량과 소비량은 장기적인 추세에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현대제철은 인도 푸네에 내년 3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신규 철강 서비스 센터(SSC)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해외 SSC는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냉연강판 등을 수급해 슬리팅, 셰어링, 블랭킹, TWB, 핫스탬핑 등의 가공을 거쳐,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완성차 회사 및 자동차 부품 업체로 판매합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외에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진출을 모색 중이다"며 "전망이 있어 보이는 미국과 인도 중심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포스코도 인도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합니다. 지난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 친환경 철강 신기술로 경쟁력 강화
철강업계는 시장 다변화와 더불어 탄소저감 제품개발 등 '친환경 신기술'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포스코는 탈탄소화 흐름에 발맞춰 수소환원제철 기술(HyREX)을 기반으로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할 방침입니다.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을 환원하고 철을 생산하는 과정으로 석탄을 사용하는 기존 고로 공법 대비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저탄소 제품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2030년까지 당진제철소 전기로 투자를 통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전환을 추진하고, 연간 500만톤의 저탄소 제품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는 두 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는 기존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고로 전로 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겁니다. 2단계에서는 현대제철 신(新)전기로 신설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이 약 40% 저감된 강재가 시장에 나옵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탄소저감 제품 자체가 아직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아 경쟁력은 고객사와 협의하기 나름"이라며 "시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탄소저감 제품개발을 진행해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동국제강은 하이퍼 전기로 등 친환경 철강 공정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철 스크랩 예열 및 장입 방식 개선 등으로 에코아크 전기로 전력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해 하이퍼 전기로 기술을 완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동국제강 인천공장 에코아크 전기로는 스크랩 사전 예열 및 연속 장입으로 일반 전기로 대비 전력을 30% 줄여 국내 기준 전력 효율이 가장 높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