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채용확대…현실과 '엇박자'
은행권 채용확대…현실과 '엇박자'
  • 장가희 기자
  • 승인 2017.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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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시중은행에 향후 5년 채용계획 보고받아

비대면 채널 확대로 점포 통·폐합...채용 확대 '우려'

[팍스경제TV 장가희 기자]

(앵커)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입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죠. 새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에 부응하는 모습이지만,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장가희 기자. 최근 은행권이 하반기 채용을 시작했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채용을 진행 중입니다. 정부 일자리 정책에 맞게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확대했습니다. 주요 시중은행을 포함해서 보험, 카드, 또 한은과 금감원을 비롯한 공공기관까지 합하면 하반기에만 3천명 이상을 뽑을 예정입니다.

이중 시중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은 500명, 신한은행은 450명, 우리은행은 400명을 뽑는데요, 대졸 신입직원과 글로벌 인턴, 그리고 전문직무직원을 모두 포함한 숫자입니다. KEB하나은행은 하반기 신입만 250명을 뽑겠다고 했구요, IBK기업은행은 250명, NH농협은행은 150명 채용을 확정 했습니다.이렇게 되면, 올해 6대 시중은행 채용 규모는 2350명 가량으로 지난해보다 1000명 정도 증가한 게 됩니다.

 

(앵커)

지난해에 비해 확연이 늘었네요. 아무래도 실적이 좋다보니 정부 정책에 이처럼 '대규모 채용'으로 화답할 수 있는 거겠죠?

(기자)

그렇죠, 시중은행의 실적은 연일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반기만 보더라도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 1조8891억, KB금융은 1조8602억을 기록했구요, 우리은행도 1조를 넘어섰습니다. 이때문에 채용 여력이 커졌으니, 새 정부 일자리 정책에 맞춰서 채용 인원을 좀 늘려라 하는게 정부의 방침이죠.그래서 지난 13일 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이 채용 박람회를 대규모로 진행 했는데요, 금융권에 취업하고 싶은 취업준비생들로 문전 성시를 이뤘습니다. 특히 이날 6개 시중은행에선 현장 서류전형과 약식 면접만으로 공개 채용 서류전형 합격자를 뽑는다고 해서 더 많은 인원이 몰렸습니다. 이날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직접 면접을 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취지는 좋아 보이는데, 이게 계속 유지될 수 있나 하는 게 또 관건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죠. 일자리 박람회는 민간 은행이 주최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지 않습니까.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서서 지속적인 일자리 확대를 부탁한다며 민간 은행들에게 어느 정도 압박을 했죠.

은행권의 얘기를 들어보면, 사실상 채용 규모를 이렇게 늘리는데 대해 우려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냐면, 최근엔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 비대면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죠. 대출도 이제는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1억원 넘는 돈이 통장에 들어오기도 하구요. 환전도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죠. 통장도 스마트폰으로 만들죠. 이처럼 은행지점에 방문할 필요가 사라진 상황에서 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지점을 통·폐합하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4대은행 영업점 수는 3700개 정도로 지난해 말에 비해서 86곳이 감소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64개 점포를 없앴습니다.

이렇게 지점이 없어지면, 인력이 또 줄 수밖에 없겠죠. 직원들에게 몇 년 치 연봉을 더 줄 테니, 괜찮은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권유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해 은행권이 지급한 해고 급여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8600억원 정도구요, 우리은행이 1800억원 정도, 신한이 944억원 정도를 쓴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는 또 최근 시중은행들에 향후 5년간 채용 계획을 보고받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이달 초, 앞으로 5년간 몇 명의 직원들을 채용할 지를 금융위에 보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위가 직접 채용 규모 부문에 관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은행권이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긴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지점 통폐합과 희망 퇴직을 계속 실시하고 있는 형편이거든요.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인력 수요가 많지 않은데, 정부 정책에 호응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 환경과는 엇박자를 내면서까지 채용인원을 대폭 늘리고. 이렇게 되면 나중에 부작용이 올 수도 있어서 우려스럽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러다가 또 대량 희망퇴직 사태가 일어날 지도 모르겠다. 또, IT업무 등 전문인력 이외에 일반 행원을 이렇게 많이 뽑았는데, 어떻게 이들을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앵커)

네, 오늘말씀 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장가희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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