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오세진 기자]

미국이 아시아로 석유 수출을 늘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유가 견인을 위해 계속해서 석유 생산을 줄이는 것과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CNBC는 29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ECD)의 공급 억제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석유 생산자들이 아시아 시장 진출의 선봉에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2일 미국에서 16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지난 6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미국을 방문 했을 때 석유 정제소 3곳에서 800만 배럴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후 첫 수입이다.

아시아 시장 반응은 좋다. 싱가포르 JTD 에너지의 존 드리스콜 디렉터는 "아시아 정유사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는 큰 뷔페 테이블과 같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5년 12월 석유 수출 금지령을 40년만에 해제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유가가 40달러 밑으로 형성되면서 미국 석유 업체들은 수출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감산과 세계 경제 회복세,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지도자가 감산 연장의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년 4개월 만에 배럴당 60 달러를 넘어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8개월 만에 배럴당 54달러 선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으면 미국의 셰일 오일 업체가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60 달러를 넘으면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국제 시장에 형성돼 있는 석유 가격도 미국에 우호적이다. 지난해까지 큰 차이가 없었던 브렌트유 가격과 WTI 가격은 올해부터 벌어지기 시작해 브렌트유 가격이 WTI에 비해 6달러 정도 높게 거래되고 있다. 셰일오일 생산이 미국의 석유 가격을 잡아두고 있는 데다 북해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가 WTI에 비해 지정학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프리미엄이 크게 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일평균 47만 배럴에 불과했던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올해 상반기 100만 배럴을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CNBC는 9월 마지막 주의 경우 일평균 수출량이 198만 배럴에 달했다고 전했다.

에드 롤 우드맥킨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석유 수출은 2022년까지 일평균 300만 배럴로 확대될 수 있고 이 중 3분의 1은 아시아 시장으로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ssejin@paxetv.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