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인사이트] 영업이익률 35%...방탄소년단의 이유있는 기적
[트렌드인사이트] 영업이익률 35%...방탄소년단의 이유있는 기적
  • 김동환 기자
  • 승인 2018.0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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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매출 924억원... "업의 본질을 관통하는 입체적인 콘텐츠, 탁월한 소통 능력이 비결"

[팍스경제TV 김동환 기자]

방탄소년단. 공식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방탄소년단. 공식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서 열렸던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이 행사에 초청됐던 20개의 공연팀 중 K팝 그룹이 하나 있었다.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유일하게 무대에 올랐던 이들은 행사가 끝나자 미국 구글 검색어 1위에 오른다. 트위터에서는 이들과 관련된 트윗이 2000만 건 발생했다. 바로 방탄소년단(BTS)이다.  

앨범 판매 500만장에 70개국 아이튠즈 1위 뮤지션. 빌보드 2017 Top Social Artist. 방탄소년단이 지난 2017년 이뤄낸 성과는 화려하다. 유투브 누적 조회수는 21억회가 넘고 트위터 팔로워 1387만 명이다. 타임지가 꼽은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높은 25인'에도 선정됐다.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으로 같은해 92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35.17%. 업계 '빅 3'인 SM(2.98%), YG(7.2%), JYP(19.08%)를 크게 따돌리는 수준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는 지난해 12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힘없는 중소기획사 출신의 K팝 그룹이 어떻게 이런 성적을 거뒀을까. 

<THIS IS 방탄 DNA> 저자인 김성철 옐로모바일 이사는 6일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열린 사단법인 도산아카데미의 스마트사회지도자 포럼에서 성공 비결로 세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활동을 살펴보면 '업의 본질에 대한 파악', '고정관념을 탈피한 콘텐츠', '공감과 신뢰의 소통방식'등이 잘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BTS 성공이유] ①업의 본질
전통적으로 K팝 아이돌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가창력이나 외모, 퍼포먼스, 무대 장악 능력 등이었다. 아이돌 가수 기획사들도 우선 이런 부분들을 완성시켜놓고 자체 작사·작곡, 프로듀싱 능력을 키워가는 전략을 써 왔다. 

김 이사는 방탄소년단이 이런 흐름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우선 팀 내에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이 가능한 이들이 3명 있었고, 그 뒤에 보컬, 랩, 퍼포먼스가 가능한 팀원들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이런 특성 때문에 이들은 유명 작곡가나 작사가가 주는 음악이 아니라 자신들의 감성을 담은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노래 'N.O'에서는 입시 경쟁에 지친 10대들의 솔직한 감성이 가사로 풀어진다. 

“좋은 집 좋은 차 그런 게 행복일 수 있을까? In Seoul to the SKY, 부모님은 정말 행복해질까? 학교와 집 아니면 피씨방이 다인 쳇바퀴. 우릴 공부하는 기계로 만든 건 누구?....공부 외엔 대화 주제가 없어. 밖엔 나 같은 애가 넘쳐 똑같은 꼭두각시 인생.”   (방탄소년단, 'N.O' 중 )

[BTS 성공이유] ②고정관념을 벗은 콘텐츠
방탄소년단의 해외 공연 영상을 보면 한글 가사를 열심히 따라부르는 해외 팬들의 모습을 심심치않게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해진걸까. 김 이사는 유투브를 지목했다. 

"방탄소년단이 신곡을 내면 팬들이 유투브에 이런 게시물을 올립니다. 맨 윗줄은 한글 가사, 두번째 줄은 로마자 독음 표기, 세번째 줄은 영어 번역. 전 세계에 이 콘텐츠가 퍼지기 때문에 해외 팬들도 한국말로 된 노래를 따라 부르죠."

 

 

김 이사는 "팬들이 이런 수고를 감수하는 배경에는 방탄소년단의 독특한 콘텐츠 철학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다른 아이돌 그룹과는 달리 '얼른 봐서는 돈이 안 되는 일'을 벌이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믹스테입'이다. 방탄소년단에는 RM, SUGA, 제이홉이라는 세 명의 래퍼가 있다. 이들은 자기가 작업한 랩을 믹스테입이라는 독립 앨범 형태로 만들어서 무료로 배포한다. 공짜라고 해서 음악의 질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노래에는 정규 앨범과 비슷한 인력이 투입된다. 

방탄소년단 공식블로그에 가면 멤버들이 부른 커버 버전 음원도 모두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팀원들이 김장을 하거나 커피를 내리는 영상도 주기적으로 제공된다. 팬들은 이들을 '혜자소년단(인심이 좋다, 또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의미의 신조어 '혜자스럽다'에서 비롯된 표현)'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비활동 기간에도 팬들에게 무료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이유다. 김 이사는 "기존 기획사에서는 곡 하나하나, 활동 하나하나가 다 돈이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쓸 수가 없다"면서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이 투영된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해 일종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은 결과적으로 아이돌 그룹에 대한 이해와 몰입을 돕는다. 누적된 효과는 방탄소년단 관련 유투브 콘텐츠 조회수에서 엿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상대적으로 해외 팬이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한국 내 조회수인데 전체의 12.4%에 불과하다. 2위가 미국(9.7%), 3위가 브라질(6.8%), 10위가 대만(3.1%)이다. 

[BTS 성공이유] ③공감과 신뢰의 소통방식
방탄소년단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유명하다. 이들의 성공 비결로 소셜미디어가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김 이사는 "방탄소년단은 단순히 소셜미디어를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팬층에 대한 공감을 할 줄 알고 거기에 소구되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말했다. 

지난 3월 9일에 있었던 소고기 사건은 방탄소년단의 소통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발단은 2014년 음반발매 기념 팬사인회에서 멤버 SUGA가 썼던 '2018년 3월 9일에 돈 많이 벌어서 팬들에게 소고기 사주겠다'는 메시지였다. 이 글이 SNS 등에서 화제가 되자 방탄소년단은 전국의 보육시설 39곳에 싸인 CD와 1++ 등급 한우불고기를 10킬로그램씩 보내는 방식으로 약속을 지켰다. 

방탄소년단 멤버가 팬사인회때 한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 기대하는 팬의 트윗.
방탄소년단 멤버가 팬사인회때 한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 기대하는 팬의 트윗.

"배달된 한우불고기를 받은 보육원 관계자들이 SNS에 사진 등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죠. 기자들이 이걸 취재해서 기사로 썼어요. 이마트 시세로 계산해보니까 20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었더군요. 그만큼의 돈을 언론 마케팅 비용으로 썼으면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요? 이 팀은 이런 뻔하지 않은 마케팅을 할 줄 압니다."

김 이사는 "기존 아이돌들에게 팬은 일종의 현금지급기 같은 존재였다"면서 "이들과 팬의 관계는 일방향 매스미디어를 기반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가수가 TV 속의 스타이지 나와 교감을 나누는 대상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는 "반면 방탄소년단은 소셜미디어로 연결된 팬들과 정서적으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면서 "이런 팬층이 1년에 천억 가까운 매출을 안겨주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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