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다. 국내 기업에 단기 이익을 노린 외국인 자본이 유입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10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과 혁신 생태계' 특별대담에서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악화된 배경으로 외국 단기 자본 유입을 꼽았다.
외환 위기 이후 6%였던 경제성장률이 급속히 2~3%로 줄었는데, 이는 외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설비투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들이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면서 대기업의 장기투자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 교수는 외국 단기 주주들이 우리나라 기업 혁신 생태계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전경련이 큰 역할을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 교수는 "최근 10여년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들어온 돈이 나간돈의 3분의1밖에 안된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현금 자동인출기다. 들어오는 돈의 3배가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교수는 "2016년 삼성전자가 분기별 배당 시작했는데 분기마다 돈을 갖다바쳐야 하니 장기적 경영이 힘들다."며 "이런 주주자본 논리를 들여오는데 전경련이 절대적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최종현 전 전경련 회장이 기업은 주주의 것이니 간섭말라며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펼쳤고, 단기 투자를 노린 외국 주주들의 목소리를 키우는데 한 몫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장 교수는 한편에선 이같은 논리로 시민경제단체로부터 "기업이 주주의 것이라면 5%만 가진 당신들이 왜 통제를 하느냐"는 공격의 빌미가 됐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주주자본주의 논리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며 "기업 경영권 방어를 위한 황금주, 포이즌필 등 주주자본주의 논리이기 때문에 전경련이 다시 태어나려면 이걸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장기주주들에게 기하급수적으로 가중의결권을 주거나, 자본이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를 도입해서 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