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의 주간증시] 코스닥, '바이오 거품'경계령
[박철성의 주간증시] 코스닥, '바이오 거품'경계령
  • 이상훈
  • 승인 2017.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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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株 144개 종목, 평균 25% 상승
8배 급등한 신라젠, 3년 연속 적자… 재무제표 기근 허덕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제약·바이오주 급상승 유의해야

[팍스경제TV 박철성 기자] 

▲코스닥 지수 일봉그래프. 급등을 거듭하고 있다.

 

매사 과열되면 터지기 마련이다. 결국, 코스닥 '바이오 거품' 경계령이 발동됐다.

국내주식시장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그러나 주식시장 담장 밖 분위기는 요즘 날씨만큼이나 스산하다.

심지어 초대형 게이트가 터질 듯,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솔까(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무섭고 겁난다는 게 주식시장 관계자들 반응이다.

필자에겐 연일 E-메일이 쌓이고 있다. 불붙은 국내증시의 현 상황을 역용한 주가조작 제보와 무자본 M&A 등에 대한 대단히 위험한 현 상황이 담긴 내용이다.

그런데도 주가조작꾼들은 아랑 곳 없다. 국내증시는 지금도 그렇게 달궈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500을 접수했고 코스닥 지수는 770선을 돌파했다. 특히 코스닥 지수의 상승은 제약ㆍ바이오업종 지수 회복이 견인차였다.

코스피 내 제약ㆍ바이오 섹터 비중은 2015년 1.2%에서 2017년 3.3%로 늘어났다. 올해 1월 7,950포인트였던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17일 기준 1만2,51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한미약품 사태 직전 수준이다.

또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닥 제약·바이오업종의 시가총액은 지난 14일(종가 기준) 88조1,052억 원. 연초 51조788억 원보다 37조 원 증가했다. 이 업종의 시총 증가분이 전체의 58.3%를 차지했다.

종목별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대표 김태한)와 셀트리온(068270·대표 기우성, 김형기) 신라젠(215600·대표 문은상)의 영향력이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26조 원. 코스피 상위 10위에 속한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 역시 26조 원이고, 신라젠은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 1월 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주 144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25.30%에 달했다.

신라젠의 경우 16일 장중 주가가 10만2,000원의 고점을 터치했다. 지난해 12월 상장 후 불과 1년도 안 된 시점에 주가가 8배 급등한 것이다.

해당 기간 셀트리온제약(068760·대표 서정수)이 154.58% 올랐다. 신라젠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가가 151.76% 급등했다. 9월 초까지만 해도 28만 원 선에 머물렀던 주가가 지난 2일, 41만 2,000원의 고점을 찍었다. 그 상승 추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여기에 바이로메드, 티슈진, CMG제약, 앱클론 등 코스닥 신약 개발사들의 대형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은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녹십자홀딩스, 바이로메드, 녹십자 등이 꼽힌다.

주가 상승률 4, 5위를 기록한 한미사이언스(122.97%), 한미약품(121.02%)은 3분기 실적이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한미사이언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1% 증가한 127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1.2% 급증한 278억 원을 기록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인정하는 눈빛이다.

 

‘더 간다 vs 과열이다‘바이오 거품주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재무비율

 

그렇다면 주가가 폭등한 다른 바이오 종목들도 호실적일까. 과연 주가만큼 탄탄한 실적을 올리고 있을까.

국내증시는 ‘파죽지세’ 바이오 종목의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더 간다 vs 과열이다‘ 논쟁에 불이 붙었다. 실적과 비전, 그리고 폭등한 주가와의 상관관계 때문이다.

바이오주 거품 논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에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3분기 영업이익 204억 원을 올리며 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갈 길은 여전히 구만리다.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적자가 누적돼 있다는 것.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신라젠 재무제표·재무비율

 

특히 신라젠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빛은 싸늘하다. 재무제표를 확인하는 순간 눈을 의심할 정도다. 말 그대로 처절하다. 심지어 주식시장 안팎에서 아사(餓死) 직전이라고 표현하는 지경이다.

신라젠은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14년 이후 단 한 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다. 2014년에는 15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237억 원), 2016년(-468억 원) 등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영업 손실이 371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06년 3월에 설립된 신라젠은 차세대 항암치료제의 연구 및 개발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작년 12월 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이처럼 적자가 눈덩이 같은 종목의 주가는 왜 폭등한 것일까. 어떤 물리적 방법이 동원된 걸까.

도대체 여기서 누가 주가 견인의 주체였을까.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주가 급등을 내 집 마련이 꿈이라는 김 대리, 이 과장이 끌고 갔을까. 그게 아니면 개미들끼리 의기투합, 매수에만 집중하기로 의견일치라도 본 것일까.

분명한 것은 해당 종목의 주식 사재기가 없이는 주가를 8배까지 끌어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일개 개미들의 재력으로 신라젠을 비롯, 거품 가득한 바이오 종목의 주가를 폭등시킬 수 있었을까.

▲20일, 신라젠 통정거래(자전거래) 현장. 키움증권계좌를 비롯 5개의 증권사
계좌를 통해 대규모 통정거래가 자행되고 있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신라젠의 경우 연일, 대규모의 통정거래(자전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통상 시세조종을 노린 통정거래의 경우 한두 개의 증권사가 동원된다. 하지만 신라젠의 경우 연일 4~5개의 특정 증권사 계좌를 이용, 통정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통정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과 거래시간을 미리 정해 놓고 주식을 서로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를 세력이 원하는 가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이는 세력들 내부에서 해당 종목의 주식을 주고받으며 마치 대량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속이고 있다. 이처럼 통정거래는 시장을 교란하고, 시세차익에 따른 부당이익을 취하기 때문에 증권거래법상으로 금지하고 있다.

거래소와 금감원·검찰, 관리·감독기관 ‘매의 눈’이 해당 종목을 노려보는 이유다.

물론 제약·바이오주는 셀트리온처럼 실제로 약이 시판돼 실적을 보는 종목이 있고 신라젠처럼 임상 시험 중이라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가치를 보는 종목이 있다. 이처럼 당장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가치를 본다면 더욱 면밀한 선구안이 요구된다.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임상 시험의 구체적 진행 상황과 과연 실제 시장성이 있는지가 확인돼야 한다. 설령 시장성이 있다고 해도 그렇다. 시장이 포용할 잠재적 실적 규모를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만 낭패를 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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