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젬백스링크, 주총에서도 주주들 농락"...7차례 연기·밤 9시 시작 
[이슈] "젬백스링크, 주총에서도 주주들 농락"...7차례 연기·밤 9시 시작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3.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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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총 시작 7차례 연기...밤 9시 열린 초유의 사태
- 검표에 꼼수 의혹...주주들 안중에 없는 주총
거급되는 주주총회 연기에 주주들이 회사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왜 계속 주총 시작을 미루는 거냐. 도대체 몇 번 째 연기냐." "살다 살다 이런 주총은 처음 본다." "김상재 회장은 어디 있는 거냐." 코스닥 상장사 젬백스링크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고성이 쏟아졌습니다. 사측이 수 차례 주총 시작을 미루자 주주들의 분노가 결국 폭발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경영진 교체를 선언하면서, 젬백스링크 주총은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주총을 졸속으로 진행하며 또 다시 주주 가치를 훼손했습니다. 경영 뿐 아니라 주총에서도 주주들을 농락한 셈입니다. 사측이 위임장 대결에서 꼼수를 부리려 했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젬백스링크 정기주주총회 내부에 비친 황정일 대표이사 모습 [사진=장인식 기자]

◆ 주총 시작 7차례 연기...밤 9시 열린 초유의 사태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오키드룸에서 열린 젬백스링크 제23기 정기주주총회는 당초 오전 8시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12시간을 넘긴 오후 8시 45분 시작돼 오후 10시께 마무리됐습니다. 오전 7시부터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은 12시간 동안 로비를 서성여야 했습니다. 

사측은 주총 시작을 무려 7차례나 미뤘습니다. 오전 8시를 지나 8시 40분이 됐지만, 주총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사측은 주총 지연을 공식적으로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주주들 사이에서 조금씩 불만이 나왔습니다. 그제서야 사측은 11시로 연기한다고 알렸습니다.

그후 '릴레이 연기'가 시작됐습니다. 오전 8시에서 11시로 미뤄졌던 주총은 오후 1시, 3시, 6시, 7시, 8시, 9시 등 총 7차례 연기됐습니다. 결국 주주들은 폭발했습니다. 한 주주는 "너무 한 것 아니냐. 의장이라도 나와 인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외쳤습니다.

"주주들은 오전 8시부터 주총을 한다고 해서 왔다. 지금 저녁 8시가 넘었는데 의장 얼굴조차 못봤다"는 항의도 나왔습니다. 또 다른 주주는 이 정도로 시간을 끌게 되면 주차비나 생수라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했지만, 사측은 "계획된 바 없다"고 묵살했습니다.

주총이 계속 거듭되자 한 주주가 검표장을 보겠다며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사진=장인식 기자]

◆ 검표에 꼼수 의혹...주주들 안중에 없는 주총

사측은 주총을 지연하면서 "최대한 빨리 중복 위임장을 정리하겠다" "70% 이상 정리가 됐다" "이렇게 늦어질 줄 몰랐다" 등의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검표장을 공개하라는 요구도 빗발쳤습니다. 일부 주주는 사측을 믿을 수 없다며 검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보안요원들로부터 제지당했습니다.

"사측이 검표를 하며 꼼수를 부리는 것 같다"는 의혹들도 나왔습니다. 주총 연기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젬백스링크는 주총장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3층 오키드룸으로 알렸습니다. 그러나 오키드룸은 컨퍼런스센터가 아닌 전경련회관 타워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컨퍼런스센터와 타워동이 연결돼 있지만, 적지 않은 주주들이 잘못된 공지 탓에 주총장을 찾아 오는 데에도 불편을 겪었습니다. 또 일찍 도착해 주총 접수증을 받은 주주들도 총회장이 아닌 복도에 서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한 주주는 "들어가 앉지도 못하고, 무슨 벌 세우는 것이냐"고 따졌습니다.

주총장 밖 로비에 의자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대부분 주주들은 장시간 선 채로 주총이 시작되길 기다려야 했습니다. 오후 8시 45분께 주총장에 입장한 황정일 대표이사는 어떤 인사말도 없이 총회를 시작했지만, 주주들이 사과를 요구하자 그제서야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한편, 사측은 의결권 행사를 위임한 비대위 측 지분 1400만주 이상에 대해 '주주총회 대리인은 반드시 원본이어야 한다'는 상법 제368조2항에 근거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습니다. 결국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승인 건, 주당 10원의 현금배당 건 등 사측이 제시한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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