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바이든 랠리에 미·유럽 증시 급등…나스닥 하락
화이자 백신·바이든 랠리에 미·유럽 증시 급등…나스닥 하락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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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에 9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를 크게 올랐다. 또 주말 사이에 나온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 발표가 뉴욕증시 개장 전 나오면서 장은 즉시 반응했다. 화이자는 외부 전문가 패널의 중간 분석 결과 자사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0%를 넘었다고 밝혔다. 최종 결과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일반 독감 백신(예방효과 40∼60%)의 두 배에 가까운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는 뜻이다.

이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개장 직후 역대 장중 최고가 신기록이자 전장보다 1600포인트 이상 폭등한 29,933.83으로 출발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 속에 반사이익을 누리던 대형IT주들이 급락한 탓에 초반 오름폭을 상당 부분 까먹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834.57포인트(2.95%) 오른 29,157.97에, S&P500 지수는 41.06포인트(1.17%) 오른 3550.5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다우 지수는 6월5일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713.78에 장을 마감해 181.45포인트(1.53%)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높은 수익을 보장하던 대형 IT주를 팔고 여행, 항공, 은행 등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팬데믹 루저'로 갈아탔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은 하루에만 39.3% 폭등했고 사우스웨스트항공도 9.7%나 올랐다. 월트디즈니도 테마파크 정상화 기대에 힘입어 11.9% 폭등했다. 이밖에도 JP모건체이스(13.5%), 뱅크오브아메리카(14.2%), 씨티그룹(11.5%) 등 은행주들도 두자릿수대 상승률을 찍었다.

반면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의 최대 수혜주였던 줌은 17.4% 폭락했고 넷플릭스(8.6%)와 아마존(5.1%)도 대폭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정도 시장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전반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뉴욕증시보다 먼저 개장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이날 뉴스에 더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57% 급등한 5,336.32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94% 오른 13,095.97로 각각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4.67% 상승한 6,186.29로 거래를 끝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3,407.91로 6.36% 상승 마감했다.

유럽 증시 역시 이날 장중에 전해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희소식에 일제히 폭등했다. 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경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 패하고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는 폭등하고 금값은 급락하는 등 이날 백신 진전 소식에 정반대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5%(3.15달러) 폭등한 40.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가 폭등은 5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코로나19 백신이 그동안 유가를 짓누른 최악의 수요 침체를 정상화해줄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반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5%(97.30달러) 떨어진 185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백신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버리고 위험자산으로 확 쏠린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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