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신한금투, 무역펀드 설정 부탁...부실 은폐 독려" 주장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신한금투, 무역펀드 설정 부탁...부실 은폐 독려" 주장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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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구속기소 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문제가 발생한 해외무역펀드는 신한금융투자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며 이후 부실 은폐 역시 신한금투 측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사장은 3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신한금투에서는 2017년 초부터 무역금융상품을 파생상품 형태로 판매하고 있었다"며 "그 상품을 펀드로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부탁을 (신한금투로부터) 받아 해외무역금융 펀드를 설정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투자 대상 해외펀드 발굴도 신금투 측에서 주도적으로 했다"며 "미국과 아르헨티나 출장 당시에도 현지 일정이나 어떤 질문을 할지 등을 모두 신한금투에서 정했다"고 주장했다.

라임은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과 신한금투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자금을 활용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등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IIG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했고, 이 전 부사장 등은 이를 인지했으면서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 방식을 변경하면서 펀드 판매를 이어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사장 측은 "IIG가 기준가를 산정하지 않은 것은 2018년 7월 무렵이지만, 그해 12월에서야 부실을 처음 인지했다"며 "당시 신한금투 직원이 부실 관련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못 본 것으로 하자'며 외부에 알리지 말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앞서 모집된 펀드의 환매 대금을 이후 모집된 다른 펀드 자금으로 내주는 '돌려막기'식 운용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안에 있는 자산이 정상적이라고 하면 나중에 들어온 돈으로 환매 대금을 내주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부사장은 또 무역금융 펀드 설정 단계부터 부실 발생, 이후 운용 방식 변경 등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원종준(구속기소) 라임자산운용 대표에게 내용을 보고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원 대표 측은 "원 대표는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고, 이를 파악할 수 있는 내부망에도 접속한 기록이 없다"며 "이 전 부사장의 증언도 직접 보고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직원들이 보고를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대부분"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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