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최태원 회장, '안정 속 변화' 인사…박정호·유정준 '전진배치'
[비즈 이슈] 최태원 회장, '안정 속 변화' 인사…박정호·유정준 '전진배치'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3일 박정호·유정준, 부회장 승진으로 4명의 부회장단 체제 완성
그룹 컨트롤타워 '수펙스추구협의회'에 '거버넌스위원회' 신설
최태원 회장 강조해 온 ESG 경영 가속…여성 인재 발탁 기조도 유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안정 속 변화'을 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견디기 위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유임시켜 안정을 꾀하면서도, 동시에 고속 성장 중인 반도체 등 주요 사업분야의 성장 및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온 인물들을 승진시키는 등 부분적 변화도 꾀했다. 무엇보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전담조직도 꾸렸다. 

 

◆안정 속 '변화'...박정호·유정준 사장, 부회장으로 승진

박정호.유정준 신임 부회장. [사진=SK그룹 제공]
(왼쪽부터) 박정호·유정준 신임 부회장. [사진=SK그룹 제공]

SK그룹은 신규 선임 103명,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을 더한 총 107명의 승진 인사를 3일 발표했다. 이번 SK 인사는 '조직의 안정'을 지키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 상황을 고려해 기존 대표 체제를 흔들지 않으면서,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앞세워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SK그룹 측은 "이번 인사에서는 올 한해 치열하게 논의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내년부터 계열사별로 본격 추진하기 위해 두 명의 부회장 승진을 비롯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등 경영환경을 감안해 예년에 비해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다"면서도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덧붙였다.

우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대표이사와 SK하이닉스 부회장 직을 겸하게 됐다. ICT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가 주목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정호 신임 부회장은 지난 4년간 SK텔레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SK그룹 내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성사되는 데에 크게 기여해 온 만큼 향후 그룹 주요사업 영역 확장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SK E&S는 또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1974년생인 추 신임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를 맡게 될 전망이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 오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염 사장은 앞으로도 ESG 등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조 반영…'거버넌스위원회' 신설

[사진=SK 제공]
[사진=SK 제공]

무엇보다 그간 최태원 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조를 강조해 왔던 만큼 이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도 단행됐다. 우선,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는 거버넌스위원회가 신설됐다. SK그룹 측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될 전망이다.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게됐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때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한해였지만,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내년 또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SK그룹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여성 인재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예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임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는 34명으로 증가하게 된다. SK그룹 측은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