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위기의 유통업계 대표 교체 '승부수'…키워드는 "젊은 피‧조직 슬림화"
[비즈 이슈] 위기의 유통업계 대표 교체 '승부수'…키워드는 "젊은 피‧조직 슬림화"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0.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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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유통업계가 생존을 위해 대표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 마무리된 롯데, 신세계, 현대, CJ 등 주요 유통 그룹사의 2021년 임원인사의 성격이 이를 방증한다.

급속한 트렌드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인해 물러날 곳이 없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진 선임, 젊은 임원 발탁 등 대대적인 인적쇄신으로 활로 찾기에 나선 것. 인원 감축 등 조직 슬림화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생존 키워드로 떠올랐다.

 

◆ CJ·롯데·신세계·현대 '새판 짜기'...“새 경영진 선임 ·젊은 임원 발탁·임원 감축"

CJ그룹은 지난 10일  2021년 임원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핵심 계열사 CJ제일제당의 대표로 그룹 내 '전략·재무통'인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이 자리했고, 강신호 현 CJ제일제당 대표는 CJ대한통운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CJ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지주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CJ ENM에는 강호성 CJ 전략지원총괄이, CJ CGV에는 허민회 CJ ENM 대표가 자리했다. 또 CJ중국본사,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등 다른 계열사의 CEO도 바뀌었다. 신임 임원 또한 지난해보다 2배 많은 38명이 승진했다.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2년 사이 2세 낮아졌으며, 여성 신임 임원도 8명이 탄생했다.

CJ 관계자는 "능력 있는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 그룹 전반의 세대교체에 나섰다"며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와 뉴노멀 시대에 적극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는 매년 연말에 단행했던 정기임원인사를 올해는 이례적으로 앞당겨 지난 8월 일부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당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용퇴하고,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로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인 이동우 사장이 선임됐다. 

이어 11월 임원인사에서는 600여명에 달하던 총 임원수를 20% 감축하면서 임원을 100여명 줄이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마트, 롯데칠성, 롯데GRS 등 주요 계열사의 CEO도 바뀌었다. 이밖에 임원 직급 단계를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하거나 폐지시켰다.

신세계 그룹도 임원 수를 대폭 줄이고, 젊은 인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0월 단행된 이마트 부문의 인사에서는 SSG닷컴·신세계푸드·이마트24 등 11개 계열사 중 6개 계열사의 대표가 바뀌었다. 이달 1일 진행된 백화점 부문 정기임원인사에서는 임원의 20%를 줄이고, 본부장의 70%를 교체하는 등 과감한 규모의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교적 적은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현대홈쇼핑·현대L&C·현대백화점면세점 등 대표들을 젊은 인사로 교체했다.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는 1961년생인 임대규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을 선임했다. 김관수 신임 현대L&C 대표이사 부사장은 57세,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임명된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 역시 58세다.

◆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유통업계'... "서열 없는 사업·인재육성 새바람 불 듯"

이처럼 유통업계가 파격적인 인사에 나선 것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급격한 사업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선수교체라는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유통업계는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급속한 트렌드 변화와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져 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실제로 백화점 3사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920억원, 영업이익 1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4%, 55.4%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4% 감소한 1조2733억원에  영업이익은 915억원으로 52.3%나 급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액 1조2476억원, 영업이익 1168억원으로 각각 11.4%, 52.5% 줄었다. 

상황이 이처럼 어려워지자 세대교체를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그룹 임원인사 발표 당시 신세계그룹 관계자가 “어느 때보다도 엄정한 평가를 통해 전 임원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등 신상필벌을 강화했다”며 “승진 인사와는 별도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재배치함으로써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고, 적극적인 인재육성을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존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도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과 인재는 서열과 상관없이 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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