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이슈] 눈길 車사고 급증에 운전자·손보사 모두 '한숨'
[마켓 이슈] 눈길 車사고 급증에 운전자·손보사 모두 '한숨'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폭설로 교통사고 급증...긴급출동·콜센터 문의 쇄도
-눈길 교통사고 관련 약관 無...사고 미연에 방지해야
-한파·폭설에 손해보험사는 손해율 상승 큰 고민

폭설과 북극발 한파로 교통사고가 급증하면서, 운전자와 손해보험사 모두 걱정이 크다. 운전자들은 교통사고 발생시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고 싶지만, 보험 약관에는 눈길 사고를 책임질 명확한 내용이 없다.  

결국 눈길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운전자 스스로 주의하는 게 상책이다. 손보사들도 고민이 많긴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효과로 손해율이 낮아졌지만, 올해는 폭설 사고로 손해율 상승이 불가피하다. 

◆ 폭설로 車사고 급증...긴급출동·콜센터 문의 쇄도

1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국내 11개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사고접수는 전일(1만4866건)대비 3000여건 늘어난 1만7875건을 기록했다. 긴급출동서비스는 하루 동안 7만8897건이었다.

전날(5만4455건)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2만4000여건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튿날인 7일에는 한파가 이어져 전날 내린 눈이 얼어 붙으면서 빙판길 교통사고가 크게 늘었다.

7일 자동차보험 사고접수는 2만1026건으로 전일보다 3890건 늘었다. 같은 날 긴급출동서비스는 17만3555건으로 전일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8일과 9일에도 33만2624건, 22만8039건이 발생했다.

3일 사이에만 무려 73만건의 긴급출동서비스가 발생한 것이다. 긴급출동서비스를 유형별로 보면 배터리 충전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리고 긴급 견인, 타이어 교체 및 수리 등이 뒤를 이었다.

손보사 콜센터에는 폭설로 인한 자동차 고장·사고 신고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많게는 10배까지 전화가 쇄도했다. 통상 겨울철 자동차 사고율이 높아지는데, 올해는 북극발 한파 탓에 사고율이 더 높을 전망이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폭설로 인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면서 콜센터를 통한 문의가 많았다"며 "추위로 길이 얼어 붙으면서 평소보다 많은 사고·신고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눈길 교통사고 약관 無..."사고 미연에 방지해야"

운전자 입장에선 눈길에서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형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연구원은 "보통 눈길 교통사고에 대해 명시된 실질적인 약관은 없다"고 밝혔다. 

눈길 사고가 나더라도, 제대로 보상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운전자가 눈길에서 감속을 하면서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했는가'란 부분이 사고 후 과실률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물론 운전자 스스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최우선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분석 결과 눈이 1cm 쌓일 때마다 전체 교통사고 발생률은 약 10% 증가했다.

따라서 눈길에선 최대 제한속도의 50%까지 속도를 낮추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사고가 났다면 즉시 정차 후 부상자 구호에 나서야 한다. 또 정황증거 확보 뒤 경찰서와 보험사에 연락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눈 예보가 있으면 대중교통 이용을 권한다"며 "차가 미끄러지면 미끄러지는 반대 방향으로 꺾는 게 아니라 방향을 유지하면서 브레이크를 짧게 여러 번 밟아야 접지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경일 변호사는 "눈은 자연현상으로 보기 때문에 도로관리청에 도로관리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며 "눈길 교통사고는 운전자 스스로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스노우타이어나 체인을 착용할 경우 도면과의 마찰력이 높아져 사고 발생률이 낮아진다"며 "오토보다 수동모드로 운전하면 기어 변속으로 속도를 줄일 수 있어 브레이크를 밟는 효과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 車사고 급증에 손보사들 '손해율 상승' 걱정

늘어나는 자동차 사고에 보험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시민들이 단순 외출을 자제했고, 차량 운행량이 줄면서 손해율이 예년 평균보다 낮았다.

지난해 1~11월 국내 9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1.5~106.1%다. 전년 같은 기간 손해율 87.5~118.3% 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해 3월 손해율은 평균 70%대였다.

손해율은 손보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내준 보험금의 비율로 업계는 77~80%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일시 개선됐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4대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80% 중반을 유지했다. 그러나 매달 조금씩 상승하더니 11월에는 86.5~89.3%로 뛰었다.

물론 지난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가마감)은 82.0~107.5%로 전년(88.5~119.3%)보다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12월에도 거센 한파와 폭설로 기대했던 수준보다는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12월 가마감 손해율이 생각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올해는 더 심각하다. 연초부터 폭설이 내리면서 "시작이 좋지 않다"는 분위기가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겨울철에는 사고가 많아 손해율도 높아지기 마련인데, 올해는 사고 발생률이 더 높아진 전망이다. 또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상대적으로 진료비가 비싼 한방병원을 주로 찾는다면 손보사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양방병원에선 코로나19 환자 수용과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대책반 운영 등을 메뉴얼화해 국지적 자연재해에 대비 중"이라며 "특히 폭설과 한파가 예상돼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