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딴 매수 체결 메시지에 개인투자자 '당혹'
[팍스경제TV 송현주·장민선 기자] 키움증권 주식거래시스템 '영웅문'의 서비스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금전적 손실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개인정보유출 등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온라인 주식거래 1위의 명성에도 흠집이 생겼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계좌를 보유한 개인투자자 A씨는 전날 오전 황당한 메세지를 받았다. 메시지 내용은 '체결통보, 000(종목명), 매수 50주, 평균단가 8100원'이었다.
해당 주식을 전혀 거래한 적 없는 A씨는 당황스러웠고, 곧바로 채팅상담을 진행했다.
우선 상담원은 "계좌에 등록된 번호 외에 알리미서비스 전화번호를 따로 설정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변경된 휴대전화번호를 계좌 정보사항만 변경한 뒤 알리미서비스 번호를 변경하지 않으신 듯 합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같은 휴대전화 번호를 한 20년째 쓰고 있는데 어떻게 남이 제 전화번호를 등록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반대로 제 정보가 상대방에게 들어갈 수도 있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상담원은 "알리미번호를 설정하실 때 잘못 등록하시는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불편드려 죄송합니다. 확인 후 조치하겠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그러나 상담이 끝나고 약 두 시간 뒤 A씨는 '체결통보, 000(종목명), 매수 2주, 평균단가 14,200원'이란 메시지를 또 받았다.
A씨는 "누군가 전화번호를 잘못 입력해도 시스템 상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며 "고객센터에서 조치를 취하겠다 했는데도 상관 없는 매수체결 메시지를 또 받아 황당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알게 된 또다른 개인투자자 B씨는 "서비스 신청시 본인 확인 등의 절차를 걸쳐야 할텐데, 이런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 역시 "자칫 피싱을 의심할 수 있을 정도로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사소한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글을 온라인 포털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 네티즌은 "보유한 주식의 100주가 대여체결 됐다는 알람이 왔지만 매수, 매도 어떤 체결 주문도 하지 않아 굉장히 당황한 적 있다. 뒤늦게 고객센터에 항의하니 죄송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개인투자자 시장 점유율은 30.1%로 업계 1위다. 그러나 많은 투자 수요를 감당하는 데에는 한계도 있어 보인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키움증권을 비롯한 주요 6개 증권사가 지난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류로 배상한 금액은 91억3853만원으로 전년보다 843% 이상 늘었다. 이중 키움증권이 57억여원으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