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한화그룹 '미래 먹거리', 장남 김동관이 책임진다
[비즈 이슈] 한화그룹 '미래 먹거리', 장남 김동관이 책임진다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니콜라 지분 절반 매각…한화 측 "협력 관계는 유지"
"'니콜라' 투자 주도한 김동관 사장, '사기 논란' 꼬리표 부담"
김 사장, 태양광·수소 이어 우주 등 그룹 미래 사업 '진두지휘'

한화그룹의 '차기 총수'가 유력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그룹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 수소 등 에너지를 챙겨온 김 사장은 최근 우주, 방산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까지 직접 진두지휘에 나섰다. 

그룹의 모든 핵심 사업에서 김 사장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 사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의 3세 경영도 한층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 니콜라 지분 절반 매각…한화 측 "협력 관계는 유지"

한화그룹이 '사기 논란'에 휩싸인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 지분의 절반을 매각하기로 했다. 다만, 매각 후에도 니콜라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미국 내 수소 및 에너지 전환 사업 투자 확대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니콜라 역시 "한화는 전략적 파트너로 계속 남아 이사회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화그룹은 앞서 지난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 명의로 니콜라에 1억 달러를 선제 투자했다. 이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당시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지난해 6월 니콜라가 우회 상장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 후 지분 가치가 7배 이상 뛰면서 김 사장의 탁월한 경영 능력을 안팎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니콜라는 공매도 리서치기관인 힌덴버그가 지난해 9월 "니콜라는 수십가지 거짓말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정교한 사기극"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며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창업자 겸 회장인 트레버 밀턴이 사임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는 니콜라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반면, 이와 관련해 당시 한화 측은 "니콜라와의 수소사업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진행해왔던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재계 "'니콜라' 투자 주도한 김동관 사장, '사기 논란' 꼬리표 부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화의 지분 매각 배경을 놓고 재계 내에서는 니콜라의 '사기 논란'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니콜라 투자 당시 한화 측이 차기 총수로 유력한 김 사장의 역할론을 계속해서 강조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당시 한화의 보도자료에는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였던 김 사장의 네트워크가 니콜라 투자를 위해 적극 활용됐다고 명시돼 있다. 한화 측은 "투자 최종 결정을 위해선 니콜라에 대한 정보와 수소 사업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 수집이 절실했다"며 "김동관 전무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한화 측은 이번 지분 매각 결정과 니콜라의 '사기 의혹' 간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니콜라와의 협력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도 밝힌 상태다.

하지만 향후 니콜라의 계획이 사기로 결론날 경우, 회사 측의 투자 손실 뿐만 아니라, 수소 사업계획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결국 김동관 사장 또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재계 한 관계자도 "사실 '니콜라'라는 기업은 아직까지도 실체가 불문명하다"라며 "이것는 앞서 현대차가 니콜라의 제안을 두 차례나 거절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한화의 지분 매각 결정 역시 같은 맥락이지 않았겠느냐"면서 "김 사장으로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 별다른 기술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니콜라의 투자 이력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김 사장, 태양광·수소 이어 우주 등 그룹 미래 사업 '진두지휘'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사진: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사진: 한화그룹 제공]

이런 가운데, 김동관 사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의 3세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으로 꼽힌다. 그는 앞서 지난해 9월 한화솔루션 전략부분장으로 선임되며 태양광과 그린수소를 챙겨온 데 이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 중인 우주, 방산분야까지 직접 진두지휘에 나섰다. 

특히 최근에는 김승연 회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자 했던 우주사업을 맡아 이끌게 됐다. 한화그룹은 최근 그룹 내 미래 우주사업을 총괄할 우주산업 종합상황실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면서 김 사장을 초대 팀장으로 선임했다. 

'스페이스 허브'는 각 회사의 상위 조직이 아니라, 한화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우주 관련 핵심 기술을 한 데 모아 우주 산업 전반을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