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남양유업, 한앤컴퍼니에 매각..."오너 일가 3100억원 챙겼다"
[비즈이슈] 남양유업, 한앤컴퍼니에 매각..."오너 일가 3100억원 챙겼다"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1.0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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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주인이 바뀐다.

남양유업은 27일 홍원식 전 회장 오너 일가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 53%를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3100억원이다. 홍 전 회장 일가는 '갑질 논란' 부터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까지 구설이 끊이지 않자 더 이상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이에 따라 1964년 창사 이래 57년 만에 홍 씨 일가에서 주인이 바뀌게 돼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폐쇄적인 가족 경영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홍 전 회장 일가는 남양유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추락시키고도 3000억원을 챙겼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 홍원식 전 회장 일가 지분 전량 3107억에 팔아...57년 만에 완전 퇴진 

남양유업은 이날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홍원식외 2인(이운경, 홍승의)은 남양유업 보유주식 전부를 양수인(한앤코19호 유한회사)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 오너가는 지분 전량 53.08%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 대상은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로 계약금액은 3107억2916만원이다. 지급 시기는 선행조건이 완료된 후 13영업일이 되는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했다. 단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는 경우 2021년 8월 31일을 넘기지는 못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에 따라 홍원식 전 회장은 선친인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창업한 이래 2대에 걸쳐 57년간 이끌어온 남양유업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오너가에 대해서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갑질 논란' '불가리스 사태' 등으로 회사 이미지를 완전히 망가뜨리고도 자신들은 3100억원대의 '돈방석'에 앉았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댓글에는 "결국 오너는 익절하고 손 털고, 대리점주랑 하청업체만 죽어나는구나" "정말 양심이란 건 찾아볼 수없는 오너일가군" "잘못을 했으면 개선을 하도록 노력해야지 회장이란 게 회사 팔아먹고 지 살길만 찾다니"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홍 전 회장의 행보를 안타까워하는 시각도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저 회장은 기업경영 별 탈 없이 한 것 같은데, 아들과 손녀 딸이 한방에.." "손녀가 회사 말아먹은 일등공신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뼈를 묻어 유지해온 기업인데..." 라는 반응도 있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홍 전 회장은 그래도 운영을 참 잘했던 회장이었다"면서 "가족 세대 간의 갈등이 매우 심했고, 결국 회사를 내려놓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홍 전 회장의 결단이 결국 아름다운 마무리를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 한앤컴퍼니, 웅진식품·SK해운 등 '심폐소생'시킨 사모펀드..."빠른 정상화 가능할 듯"

남양유업을 품에 안은 한앤컴퍼니는 국내 기반 매물에만 투자하는 사모펀드로 웅진식품, SK해운 등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고 있다. 총자산 규모는 24조2000억원으로 계열사 매출은 13조 3000억원이다.

모건스탠리 PE 부문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를 역임한 한상원 대표가 2010년 세웠고, 한상원 대표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위로도 유명하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도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할 예정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 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로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한앤컴퍼니의 성공적인 운영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한앤컴퍼니는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후 꾸준히 경쟁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앤컴퍼니는 2013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웅진식품을 1150억원에 인수해 경쟁력을 키운 뒤 2018년 말 대만의 유통기업 퉁이그룹에 2600억원에 매각했다.

서 교수는 "기업 사냥꾼이라고 하는 사모펀드들은 경영 합리화라든지 브랜드 가치 증대라든지 지금보다는 가치를 띄울 수 있는 것으로 본다" 면서 " 남양유업은 기업가치가 1조 6000억원에 달했던 회사인데 윤리경영에 실패서 3000억원 평가 밖에 못 받은 것"이라면서 "이는 삼성전자 적정가치가 8만원인데, 2~3만원에 산 것이나 다름없다" 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도 "현재도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있는데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 더 큰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너 일가의 잇따른 경영실책으로 회사 이미지가 악화된 것이지, 회사 제품 자체의 경쟁력은 뛰어나 금방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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