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외면받는' 4세대 실손보험, 가입조건 완화로 반등할까
'소비자에 외면받는' 4세대 실손보험, 가입조건 완화로 반등할까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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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세대 실손보험 판매량 '급감'...할인보다 더 큰 할증에 부담
- 금융당국 가입조건 완화하기로...4세대에 대한 관심 높일까

지난 달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기존 1~3세대 실손보험에 비해 보험료 할증과 보장 규정이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들도 영업 활동에 소극적입니다. 팔수록 손해란 인식 탓입니다. 그나마 금융당국이 가입조건을 완화하기로 했는데,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예상치 못한 결과' 4세대 판매량 뚝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KB·메리츠)의 7월 실손보험 신규 판매량은 5만2108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3.2% 줄었습니다. 이 중 신규 가입 건수는 5만2108건입니다.

1~3세대 실손에서 4세대 실손으로 전환한 가입 건수는 1만499건으로 조사됐습니다. 7월 실손보험 신계약은 3세대 실손 절판 마케팅으로 수요가 몰렸던 6월 57만5800건의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올해 5월까지 상위 5개 손보사의 월평균 실손보험 판매 건수 20만3100건과 비교해도 30.1% 수준에 불과합니다. 당초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4세대 실손보험의 흥행을 기대했습니다.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과 높은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던 가입자들이 4세대 보험으로 전환 할 거라 생각했던 겁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를 빗나갔습니다. 

4세대 실손보험의 할인보다 병원을 자주 가면 할증 되는 점이 소비자들을 망설이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1·2·3세대 중 가장 저렴하지만, 보장은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 가입자들이 등돌린 이유 '실망스런 보장' 

기존에 적극적으로 보장해주던 비급여 항목이 대폭 축소된 탓입니다. 1~3세대 실손보험은 포괄적 보장구조(급여+비급여)였지만, 4세대 실손보험은 급여(주계약)와 비급여(특약)를 별개의 상품으로 분리합니다.

또 4세대 실손보험은 일부 보험금 누수 논란이 큰 도수치료, 비타민 주사제 등 비급여 항목 보장 횟수를 제한합니다. 도수치료는 매 10회를 기본으로 추가로 연간 최대 50회까지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등 비급여 주사제도 약사법령상 허용되는 경우만 보장됩니다. 4세대는 가입자 개인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해 병원에 많이 갈 경우 보험료가 최대 3배 할증됩니다. 

이와 함께 자기부담금도 높아졌습니다. 기존 10~20%이던 급여 부분 자기부담률은 20%로, 20~30%이던 비급여 부분의 자기부담률은 30%로 각각 올랐습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팔수록 손해란 인식이 강해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지 않은 영향도 있다"며 "지난 6월 3세대 실손보험의 절판마케팅 기저효과까지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가입조건 완화' 4세대 관심 높일까

다만,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입조건이 완화된 점은 호재입니다. 단순 생활질환으로 치료를 받아도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등 보험사들이 가입 심사 기준을 높였지만, 금융감독원이 이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2년간 수술, 입원, 장해 등으로 받은 보험금이 전 보험사에서 50만원을 넘지 않아야만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삼성생명도 최근 까다로운 조건을 심사 기준에 추가했습니다.

2년간 모든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 수령액 100만원을 넘으면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교보생명은 2년 내 소화불량, 감기 등으로 진료를 받았으면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한화생명도 2년 내 병원 진료내역이 있으면 가입을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건강진단 결과를 근거로 심사하거나, 감기 등의 질환으로 진료받은 기록만으로 가입을 거절하는 등의 지침이 개선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보험료 인상이 예고되는 연말께 4세대 전환 수요가 늘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상품과 달라진 점이 많다보니 고객들도 가입을 신중히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여러 대형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심사 기준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가입 기준이 완화되면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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