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토신, 최대주주의 '헐값 매각' 논란
한토신, 최대주주의 '헐값 매각' 논란
  • 전필수
  • 승인 2015.0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펀드에 거액 대출…이자수익만 출자금 3배
[팍스경제TV 전필수 기자]신한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사모펀드(PEF)의 보유주식 헐값 논란에 휩싸였다. 사모펀드 운용사(GP)가 시세의 절반 가격에도 한 곳에만 매각하려는데 LP(단순투자자)의 맏형 격인 신한은행이 이를 방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신한은행은 이 PEF에 막대한 자금을 대출, 투자금의 3배에 달하는 이자수익을 챙겼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신한은행이 LP로 참여하고 있는 아이스텀PEF는 파이어니어PEF에
아이스텀PEF 신한은행측 대출금
아이스텀PEF 신한은행측 대출금
지분 31.42%를 주당 1850원, 총 1476억여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국토지신탁의 주가는 3725원이었다. 시세의 절반 가격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

이에 대해 일부 LP들은 헐값 매각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지만 신한은행은 매각작업은 GP의 역할이기 때문에 LP로서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담당자는 "(매각작업엔) 일부러 간여를 안 하고 있다"며 "지금은 주가가 경영권분쟁 때문에 이상급등을 해서 그렇지 불과 1년전만 해도 1000원 밑으로 가 있었다. (매각 관련한) 잡음에서 빠지려고 어떤 의견 피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토지신탁 주가는 세계적 사모펀드인 KKR을 등에 업은 파이어니어가 등장하기 전인 1년전까지만 해도 1000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었다. KKR이 수면 위로 등장하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 지난 연말에는 30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일부 LP들은 한국토지신탁 실적도 좋아지고 있는데다 파이어니어 외에 다른 매수자가 생겼는데도 아이스텀 GP측이 파이어니어쪽만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아이스텀측에 한국토지신탁 지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스텀측은 메리츠종금증권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아이스텀은 지난 연말 파이어니어와 지분매각에 대한 연장계약을 했다. 경쟁 입찰자가 생겼지만 이를 무시하고, 파이어니어와 사실상 수의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8월 당시 주당 1630원에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었다. 하지만 이 계약은 파이어니어측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심사를 계약기간 내 받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사겠다는 쪽이 더 생겼는데 경쟁을 부치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며 "다른 배경이 있지 않겠느냐"고 의아해 했다.

일부 LP들은 신한은행이 PEF가 늦게 해산되더라도 손해볼 게 없다는 점도 소극적 행동의 원인중 하나라고 의심하고 있다.

아이스텀 PEF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신한은행이 257억원, 신한캐피탈이 100억원을 아이스텀 PEF에 대출을 해줬다. 계속 대출금은 늘어 2011년부터는 6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이렇게 7년간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이 아이스텀 PEF로 받은 이자금액만 250억원이 넘고, 이중 신한은행측 이자 수취액은 170억원 이상이다.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이 아이스텀PEF에 출자한 금액이 85억원이니 신한은행측은 이자로만 펀드 출자액의 3배가량을 거둬들인 셈이다.
아이스텀PEF 신한은행측 이자
아이스텀PEF 신한은행측 이자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