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거래소 공공기관 해제, '증권주' 영향 얼마나?
[집중취재]거래소 공공기관 해제, '증권주' 영향 얼마나?
  • 김은지
  • 승인 2015.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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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김은지 기자] 이 기사는 2월3일 팍스경제TV '투데이 이슈&스톡'에 방영된 내용입니다.

앵커 > 요즘 증권주가 인기입니다. 한국거래소의 IPO 기대감으로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주들이 일제히 주목을 받고 있는 건데요. 거래소가 IPO를 하게 된다면 증권주는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거래소가 6년 만에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됐어요?

기자 > 그렇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9일 방문규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해제했습니다. 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도 공공기관에서 함께 해제됐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방만경영의 사례로 손꼽혔던 복리후생비를 70% 가까이 삭감하는 조치를 통해 지정해제 요건이 충족됐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다만 그간 방만경영과 관련한 지적이 잇따랐던 점을 감안해 거래소의 방만경영 재발방지책을 검토한 후 금융위원회의 관리, 감독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 조직 혁신이나 해외 사업에도 관심이 가지만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건 거래소의 상장입니다. 거래소의 상장 기대를 걸어봐도 될까요?

기자 > 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서 가장 관심을 모은 사항이 바로 ‘거래소의 상장 여부’입니다.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한국거래소는 OECD 국가 중 유일한 비상장 거래소입니다. 2007년에 상장을 추진하다 보류한 적도 있고 세계적인 흐름을 놓고 봤을 때도 상장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아직까지 상장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거래소 측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김홍주 한국거래소 홍보 과장]
(상장) 그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고, 언론에서는 그렇게 나오잖아요. 가타부타 (상장을) 하겠다 이런 게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는 거죠.

앵커 > 거래소는 아무 말이 없는데.. 시장은 기대감에 부풀어있습니다. 어떤 증권사들이 관심을 받고 있나요?

기자 >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거래소를 포함한 28개 증권사와 7개 선물사 등 39개 기관이 평균 2.5%씩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거래소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인데요. 작년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하면서 7.45%의 거래소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현재 증권사는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5%를 초과하는 지분은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NH투자증권 측은 거래소 지분 매각을 진행 중입니다.

다음으로 거래소 지분을 많이 보유한 곳은
입니다. 5%의 지분을 갖고 있고요. 유안타증권과 KB투자증권, 대우증권 등도 3%대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상장 후에 증권사들이 보유한 거래소 지분을 팔게 되면 증권사 당 평균 1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은 한국거래소를 싱가포르거래소와 호주거래소에 비교해 한국거래소의 적정 예상 주가순자산비율, PBR을 1.5배로 산정했습니다. 이 같은 셈법을 적용하면 한국거래소의 지분가치는 3조1800억원이고 증권사의 평균 지분가치는 1045억원입니다.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 중에서도 시총 규모가 적은 증권사들이 거래소 상장 수혜감이 큰데요.
은 시가총액이 약 600억원인데 반해 거래소 지분 보유가치가 990억원이 넘습니다.
도 시총은 약 970억원인데 보유한 거래소 지분가치가 920억원이 넘습니다.

거래소 지분 보유가치가 시총을 넘거나 시총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들 증권사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데요. 특히 골든브릿지증권이 연일 상승하며 4거래일 만에 50% 가까이 뛰었습니다. 유진투자증권, 유화증권, 동부증권 등도 상승세를 그렸습니다.

앵커 > 시총보다 크다고는 해도 1000억원으로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나 펀더멘털이 아주 크게 변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향후 거래소 상장으로 특정 종목이 큰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거래소의 상장이 기대된다고는 하지만 언제 상장을 할지도 모르는 거고요. 단순히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
기대 때문에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주 중에서 뭐가 더 좋다고 말씀드리긴 애매할 것 같은 같은데요. 한국거래소 지분을 매각해서 특별히 좋아지는 데는 찾기 좀 힘듭니다. 갖고 있는 지분이 비슷한 상태에서 자기 자본대비 해서 비교는 할 수 있겠지만 특별히 그것 때문에 한 종목 자체가 수혜라고 보긴 힘들다고 봅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
거래소가 상장된다고 해서 증권사들이 크게 좋아지는 건 없어요. 이미 (주가가 오르고 있는) 회사들이 거래소 지분을 시가평가를 다 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상장 후 매각한다고 해도 재무재표 상에는 사실 바뀌는 게 없을 수도 있어요. 지금 이렇게 오르는 건 펀더멘탈보다는 기대감 때문이거에요. 상장했을 때 돈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이게 오래가지 않을 걸로 보고 있거든요.

앵커 > 거래소 지분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게 되면 증권사간의 M&A에 도움이 될 거란 분석이 있다고요?

기자 > 그렇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거래소 상장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이 거래소 지분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게 되면 향후 증권사 간 M&A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인데요.

거래소 지분을 처분해 약 1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고 이를 재무구조에 쓰게 되면 소형사들의 매각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안 좋은 소형사가 지금 시장에서 청산가치 이하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거래소가 상장되고 어느 정도 현금이 유입되면 지금처럼 할인받지는 않을 거란 말이에요. 이런 회사의 대주주도 매각의지가 높아질 것이고 자본확충을 하려는 중소형사들도 상대적으로 M&A에 대한 동인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매입주체랑 매각주체랑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거죠. 그래서 전반적으로 증권산업이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거에요.

앵커 > 거래소 상장을 발판 삼아 재무구조를 개선한 소형 증권사들의 M&A가 기대된다는 건데요. 거래소 상장을 떼놓고 보더라도 증권 업황은 개선되고 있죠? 최근에 증권사들의 주가가 오른 이유기도 하고요?

기자 > 그렇습니다. 증권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데요. 지난달 증권업종 수익률은 6.3%로 코스피 수익률 4.5%p를 웃돌았습니다. ECB의 양적완화 정책과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뒷받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2월에도 역시 증권 업황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평균거래대금이 증가하고 국내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도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또 전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완화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호재로 꼽았습니다.

증권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부분에서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인데요. 다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상승 모멘텀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 증권 업황이 좋아지는 시점에서 핀테크나 거래소 상장으로 주가가 두드러지게 급등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핀테크나 거래소 상장 역시 구체화되고 있는 것들이 없습니다. 막연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요. 투자에 보다 신중을 기할 때입니다.




김은지 기자 eunji@paxn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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