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옐로모바일과 리타워텍…15년 전 '데쟈뷰'
[기자의눈]옐로모바일과 리타워텍…15년 전 '데쟈뷰'
  • 이승종
  • 승인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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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이승종 기자] 말 많은 벤처업체 옐로모바일의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달 중으로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증시 불황으로 배고픈 증권사들은 앞 뒤 가리지 않고 유치 작업에 나서고 있다. 옐로모바일이 제시한 기업가치(시가총액)는 1조원. 지난해 벤처캐피탈 포메이션8이 산정한 밸류에이션 1조원이 근거다.
,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1조원이라는 평가가 적절한지도 논란이거니와 이는 옐로모바일과 한 벤처캐피탈 간에 이뤄진 그들만의 합의에 불과하다. 장외의 주관적 평가를 기업공개 때 기준으로 삼는 행위가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의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옐로모바일의 주식교환식 인수합병을 두고 새로운 모델이라는 말이 많지만, 엄연히 선배 격인 회사가 있다. 이 시점에서 2000년대 가장 큰 논란을 일으켰던 리타워텍이 떠오른다.

우선 리타워텍을 이끈 건 하버드대학교 출신 최유신 회장이다. 그는 국내 벤처 업체들을 연달아 인수합병하며 기업 덩치를 키웠는데 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교환 방식을 사용했다. 시장은 새로운 성장 모델이라며 환호했다. 리타워텍은 한 때 시가총액만 1조원이 넘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고, 미국 나스닥 상장 얘기까지 나왔다.

현재 옐로모바일을 이끄는 건
로컬비즈니스사업본부장 출신의 이상혁 대표다. 그도 국내 벤처 업체들을 연달아 인수합병하며 기업 덩치를 키웠는데 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교환 방식을 사용했다. 시장은 역시 새로운 성장 모델이라며 환호했다. 옐로모바일은 현재 밸류에이션이 1조원을 넘을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고, 나스닥 상장설도 나오고 있다.

리타워텍은 후유증이 컸다. 주가가 100일 만에 200배 가량 폭증했는데, 2003년 결국 상장폐지되기에 이른다. 수많은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리타워텍을 키운 건 8할이 닷컴버블이다. 2000년대 초 묻지마 투자는 리타워텍이라는 희대의 기업을 만들었다.

옐로모바일은 최근 모바일 열풍에 올라타 있다. 국내외는 물론이고 정부조차도 모바일 투자를 말하고 있다. 환경은 갖춰진 셈이다.

리타워텍은 덩치를 키우며 실적이 아닌 홍보마케팅에 치중했다. 밸류에이션만 1조원이라는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2억8800만원), 당기순손실(30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지난해 12월부터 다음달까지 배정된 마케팅 비용만 150억원이다. 옐로모바일에게서 15년 전 리타워텍의 데자뷰(기시감, Deja Vu)가 느껴진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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