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화솔루션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법정 공방 예고...“주가 영향은 미미할 것”
[이슈] 한화솔루션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법정 공방 예고...“주가 영향은 미미할 것”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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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힘겨운 법정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총수 일가에 일감을 몰아줘 부당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같은 사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는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가중된 모양새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고진원)는 지난 24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한화솔루션을 기소했습니다. 공소 내용의 핵심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가 대주주로 있는 한익스프레스에 10여년에 걸쳐 수출용 ‘컨테이너’ 운송 물량 등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겁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부당행위를 적발하고 지난 2020년 11월 한화솔루션에 156억 8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증권 전문가들은 재판이 열려도 당장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닌 만큼 검찰 기소가 한화솔류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와의 행정소송에 더해 법정 공방까지 이어지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회사의 미래 가치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한화솔루션, 10여 년에 걸쳐 ‘총수 누나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한화솔루션은 2008년 6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출 컨테이너 운송 물량 전량을 한익스프레스에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누나 김영혜 씨와 조카 이석환(한익스프레스 대표) 씨 등 그룹 총수 일가가 최대 주주입니다. 총수일가에게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얘깁니다.

당시 몰아준 물량만 830억 원 규모에 달하고 운송비로는 총 87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999년 2월에는 한익스프레스에 컨테이너 물량을 몰아주기 위해 기존에 거래하던 다른 운송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2010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염산과 과성소다를 수요처와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탱크로리 운송거래도 한익스프레스에 몰아줘 총 91억원을 지원한 행위도 적발됐습니다. 물량은 국내 유해화학물질 운반 시장의 8.4%에 달하고 금액으로는 1500억원 규모입니다. 

이밖에 수요처와 거래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운송 거래 단계에 추가해 통행세까지 받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규 상 연 1회 운송사 평가를 시행해야 함에도 1999년 이후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14년 8월에는 한익스프레스보다 최대 37% 낮은 운임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한익스프레스와 거래를 지속했다는 조사 내용도 나왔습니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내부적으로 한익스프레스와의 거래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경쟁 입찰 통한 운송사 선정 계획을 사장에게 보고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이는 모두 검찰 기소에 앞서, 2018년 공정위 감시망에 적발된 내용입니다. 공정위 부당지원감시과 관계자는 “내부 공시와 여러 자료 등을 봤을 때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어 2018년 직권 조사를 벌였다”고 말했습니다.

공정위가 위법하다고 본 건 현행 공정거래법 45조(불공정거래행위에 금지)에 적시된 내용입니다. 45조 9항에 따르면 특수 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가지급금ㆍ대여금ㆍ인력ㆍ부동산ㆍ유가증권ㆍ상품ㆍ용역ㆍ무체재산권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불공정 행위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당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한화솔루션과 한익스프레스에게 시정명령과 각각 156억 8700만원, 72억 8000만원에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과징금을 모두 냈고 한익스프레스는 1회 차 18억2000원 등 분납 중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화솔루션 홈페이지

◆ 한화솔루션, 부당 지원 부인...“검찰 기소 관련, 공식 입장 없어”

한화솔루션은 이번 검찰 기소건과 앞서 공정위의 조사 사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발 사항에 대해선 반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차 변론이 있었고, 오는 4월 서울고등법원에서 2차 변론이 열릴 예정입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과징금은 냈지만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익스프레스와 운송 계약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특수운송을 하는 업체가 많지도 않고 계약을 맺으면 장기계약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기소와 별개로 “향후 경쟁 입찰 도입 등 물류업체 선정 및 도입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개선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짧은 입장만 전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내용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는지, 조사 이후 수의계약 형태가 달라졌는지 등 추가적인 질의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26일 기준 한화솔루션 주가 차트

◆ ‘주가에는 영향 미미할 것’... 브랜드 평판은 악화 가능성

증권 전문가들은 검찰의 기소로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요동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신영증권 이지연 연구원은 “당장 결론이 나올 것 같지 않고 현재로선 이 사건만으로 주가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원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당장 이번 한화솔루션 기소 건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아니다”며 “주가의 영향을 미치려면 미래 수익 가치에 영향을 미쳐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기소건 보다는 기업 자체에 대한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황 연구원은 “현재 한화솔루션의 펀더멘탈은 석유화학제품과 태양광 산업부분이 혼재돼 있다”면서 “특히 석유화학 부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헝다 사태 영향으로 주력 수요가 위축 받는 상황이고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태양광 부분에서는 흑자전환이 빠르게 나타나진 않겠지만 미국의 태양광 모듈 관련 법안이 통과한다면, 태양광 사업 부분에서는 상황이 좋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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